어느 도서관이나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곳에는 공부에 관한 글들이 낙서로, 또는 액자에 담겨져 행여 마음이 느슨해졌을 때 읽고 다시 공부에 열중할 수 있게 해준다. 하버드대 도서관엔 이런 글이 써있다고 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닐지 몰라도 성공은 성적순이다.”
요즘 학벌로 흥하고 학벌로 망하는 이가 한두명이 아닌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어느 학교는 시험문제까지 유출돼 난리법석이 났다. 대선 후보 중엔 교육예산을 2배로 늘리겠다고도 한다. 요즘 초등학생을 키우는 집에선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가 거의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방과 후 학원을 돌다 저녁 늦게나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숙제는 무의미할 지도 모른다. 교과서는 우리가 살던 시절과는 많이 달라졌고 우리 주변의 아는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허브로 만들어 보는 과정도 있는가 하면 아빠와 함께 음식을 만들어 보는 숙제도 있다. 이처럼 근래 학교는 변하고 있고 아이들은 학교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크게 체벌하는 선생님도 안계시고 선생님께 대드는 아이도 별로 없다.
하지만 학교 문 밖에만 나오면 아이들은 전쟁을 치르고 귀가한다. 특수 목적고는 우후죽순 생기고 그곳에 보내기 위해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학원이라는 직장을 다니고 있다. 하버드대 도서관에 쓰인 글이 잘못된 글이 절대 아님을 인정하면서도 각박해지고 물질 만능주의에 소외된 이와 풍족한 이의 관계는 종속관계처럼 돼가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님을 외치면서도 성공은 성적순이니 결국 성공하기 위해 공부하라는 역설적인 논리에 마음 한 구석은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하게 한다. 자연을 늘 접하고 땅을 접하고 친구를 사귀던 추억을 떠올리면 밤새 주절주절 이야기해도 동이 트도록 끝을 맺지 못하던 그때 그 시절엔 우리는 어떻게 공부했었던가 싶다. 복습하고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를 끝내고는 나가서 뛰놀 수 있는 그런 교육시스템은 이제 볼 수 없는 것인가. 세상이 변했으니 교육의 방식도 바뀌게 마련이지만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진정 인간답게 사는 길에 대한 정의인 것 같다.
이제 대통령 선거를 위한 본격적인 유세에 진입한 후보들에게 부탁한다. 신문에서 훈훈하고 따스한 좋은 일을 한 분들의 이야기가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고 그저 흔한 이야기감도 안되는 세상이 되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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