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족이나 헬리콥터 키즈, 헬리콥터 맘, 캡슐 모자(母子)….
병리적 의존과 과잉 보호에 의한 부모와 자녀간 관계를 비화한 용어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30대 젊은이들이 경제·정서적 독립을 하지 못한 채 M&F(Mother & Father) 펀드에 의존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이는 과거에는 자녀가 여러명이고 생업에 종사하느라 부모가 자녀들을 돌볼 여력이 없었고 자녀들 또한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을 자연히 습득한 것에 비해 요즘에는 예전보다 나아진 경제력과 부모의 고학력, 한두명의 자녀들에게 에너지를 쏟다보니 나온 현상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쏟는 애정과 관심 등이 단순히 ‘건강한 지지’의 정도가 아니라 ‘내가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부모의 병리적 태도가 ‘의존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이’를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적 문제들도 야기하고 있다.
이같은 자녀들은 성인이 돼 스스로 문제에 부딪혔을 때 부모의 말과 자신의 내적 갈등에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많은 경우 차마 부모의 뜻을 거스르지는 못하고 아예 문제를 회피해버리려는 태도를 취하는 청년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젊은 대학생들이 인터넷 게임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 등에 빠지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가족치료학자 머레이 보웬은 “부모와 자녀간 정서적 과잉 밀착이 아이를 의존적으로 만든다”며 “자녀를 의존적으로 만드는 부모 또한 심리적으로 미성숙해 의존적인 자녀를 통해 심리적인 욕구를 채운다”고 지적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헬기부모나 헬기 자녀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스스로 나와 내 자녀의 관계에 대해 자문해봐야 한다. 관계에 뭔가 문제가 느껴진다면 각 지역 사회복지기관이나 심리상담센터, 신경정신과 전문병원 등에 개설된 부모교육 프로그램 및 청소년 정서자립 프로그램 등에 등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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