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터넷을 통해 생산·유통되는 정보의 양은 엄청나다. 가히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그런데 우리는 ‘정보’하면 흔히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정보만 생각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정보 매체는 책으로 대변되는 인쇄매체다.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일컬어 ‘정보문해’라 한다. 우리는 정보화를 추진하면서 책은 도외시한 채 컴퓨터를 잘 활용하는 능력만 키워주기 위해 노력했다. 학교에서도 워드프로세서나 데이터베이스 등의 프로그램들로 자료 및 정보 등을 조직하고 처리하는 컴퓨터 활용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급급했을 뿐이다.
선진국에선 ‘정보문해’를 컴퓨터 이외에도 도서관 활용능력과 연구능력 등을 포괄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컴퓨터의 기능·형식적 활용만을 강조하고 책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에 인문적 소양이 있는, 그리고 논리적 사고력·비판적 사고력·창의적 사고력·문제 해결력 같은 고등 사고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왔다.
책은 인류가 지금껏 쌓아올린 인류 문화유산의 총체로서 가장 정선된 고품질의 정보가 담겨 있는 고급 정보매체이다. 사람들은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더 이상 책의 출간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았으나, 종이 매체를 통한 출판은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이다.
학교에서 책, 인터넷, 전자 자료 등 모든 정보원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곳은 바로 학교도서관이다. 학교도서관이 교육과정과 연계된 충분한 장서들을 갖추고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문제 해결 중심의 수업을 받고, 무게 있는 과제를 해결하는 연습을 거듭한다면 우리 학생들은 지금보다 한결 수준 높은 지력과 덕성, 게다가 ‘정보문해’까지 갖춘 전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의 학교도서관은 담당인력이나 장서량 크기에 있어 우리나라를 압도한다. 우리나라의 초·중·고교 도서관들도 풍부한 장서들을 자랑하며 학생들에게 다가가 학생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으로 발전하면 좋겠다. 참된 의미의 ‘정보문해’는 도서관과 책을 통해 완성된다. 정보통신 기술은 그 보조수단일 뿐이다.
변우복 김포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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