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인사를 꼽으라면 대다수 사람들이 아마 미국 대통령을 언급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자이다. 동북아 변방에 위치한 대한민국마저 미국 대통령의 작은 행동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 미국 대통령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화제를 조금 바꿔 세상에서 가장 할만한 직업(직위)을 꼽으라면 결과는 어떨까. 이 경우에도 아마 미국 대통령은 상위권에 위치할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미국 대통령보다 더 할만한 직업으로 미국 사람들이 꼽는 것 중에 프로야구 감독이 있다는 점이다. 프로야구 감독이 왜 가장 할만한 직업으로 꼽힐까. 미국에서 프로야구 인기는 최고이다. 스포츠 천국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를 꼽으라면 야구와 미식축구일 것이다. 하지만 미식축구는 그 팬들이 미국에 한정돼 세계적인 관심을 야구만큼 끌지 못한다. 이같은 까닭에 야구는 미국 사람들의 일상 대화에 흔히 등장하는 소재가 된다. 이처럼 대중의 관심에서 항상 멀어지지 않는 직업이라야 우선 할만한 직업의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프로야구 감독은 대중적 관심은 물론 경기를 전적으로 자신의 판단에 따라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점에서 그 어떠한 직업도 따라 올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미국 대통령도 의회와 사법부 감시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프로야구 감독은 적어도 경기 운영에 관한한 전권을 행사한다. 이 점이 바로 프로야구 감독을 가장 할만한 직업으로 꼽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대중적인 관심과 독자적인 운영권을 확보한 직업을 한번 찾아보자. 우선 대한민국 대통령이 떠오른다. 그의 모든 일거수 일투족은 뉴스의 톱(Top)을 장식한다. 사법부와 입법부 견제도 미국 등의 경우에 비해 현저히 미약하다. 사실상 행정권을 전적으로 행사하면서 입법부 그리고 간혹 사법부에도 영향을 미치곤 한다. 미국의 프로야구 감독은 기껏해야 1개 구단 감독에 불과하지만 한국의 대통령은 5천만 인구를 지휘하는 감독과 유사한 지위에 있는 것이다. 상당히 매력적인 지위임이 틀림없다.
최근 한 노년 정객의 정계 복귀와 관련해 말들이 많다. 소위 대통령병의 발로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필자는 그의 전 행적과 최근 행보 등에 비춰 그가 할만한 직업으로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택한 게 아니라 진정으로 법치주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진심어린 고뇌의 결단 끝에 어렵게 결정했다고 믿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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