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문화공간으로 확대되는 종교 시설

김동빈 인천종합문장예술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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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시설의 문화공간화에 대한 문화관광부의 정책적 접근은 사찰을 시작으로 기독교 종교시설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올해 처음 시범 실시된 이 프로그램은 기독교연합단체들을 통해 신청받아 도시지역 저소득층을 비롯, 농어촌지역 등 문화향수 소외지역들을 중심으로 선정돼 지난 4월 전국에서 모두 60곳이 선정돼 해당 교회에 1건당 1천만원 이내 사업비가 지원돼 운영되고 있다. 아쉽게도 인천에는 1곳도 선정된 곳이 없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주민 밀집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선교 이외에도 어려운 이웃돕기,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등 긍정적 영향을 추구한다. 따라서 문화공연 프로그램을 추진할 경우 주민들의 반응이 높은데다 자치단체도 많은 재원을 들이지 않고도 문화적 혜택을 받기 어려운 소외지역 주민들에게 문화향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공공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생각된다. 얼마전 모 자치단체의 문화행사를 특정 교회가 주최했다는 이유로 다른 종교단체로부터 민원을 받았는데 현대 교회는 성도들만을 위한 단순한 예배와 선교목적의 폐쇄적인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안식을 주고 친근한 열린 공간의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거듭 나고 있다.

최근에 신축되는 교회는 과거의 권위와 위엄적인 모습을 벗어나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클래식 전용홀 같은 목재 마감형태의 건축음향과 멀티미디어시설, 그리고 조명을 비롯, 내부에 카페와 인터넷룸까지 갖춰져 있으며 건축물 외관 자체가 도시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 신축된 인천시 중구 송월교회는 완벽한 음향은 물론 공연장 환경에서 교향악단이 부러워할 정도의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지난 9월20일 인천종합문화회관은 처음으로 동구 제3교회를 시작으로 지난달 26일은 중구 송월교회에서 시립교향악단 공연을 열었다. 양 지역 모두 저소득층 밀집지역으로 인근에 문화공연을 즐길만한 장소도 마땅하지 않은 지역이다. 항상 예배만을 위해 찾던 교회에 이날 교회 성도는 물론 일반 주민들도 손자와 손녀, 그리고 가족과 함께 음악회를 관람했다. 공연이 끝난 후 밝고 웃음띤 얼굴로 돌아가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앞으로 시립예술단의 찾아가는 공연은 물론 교회와 사찰의 문화공간화에 대해 문화관광부도 시범적으로 실시한 결과 매우 성과가 좋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만큼 지방자치단체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추진할 사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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