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생은 마치 해가 떠오르고 지는 과정과 같다. 태양은 아침에 어머니 바다의 자궁으로부터 나와 자신이 나왔던 어머니 바다로 다시 돌아가기 전까지 반원으로 움직인다. 우리의 인생은 아침 프로그램에 따라 삶의 오후를 살 수 없다. 아침에 대단했던 것처럼 생각됐던 것이 저녁쯤에는 시들하게 생각될 수도 있고, 아침에 진실처럼 보였던 것이 저녁에는 거짓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카를 융)
최근 한국사회의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40대는 인생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나누는 기준점에 서있다. 바로 이 40대를 ‘중년기’라고 부르며 이 시기에 신체적인 변화를 체험하게 된다. 눈가에는 주름이 잡히고, 머리칼이 가늘어지며 근력이 약해진다. 중년의 심리적 고통을 통해 ‘심리적 출생’을 경험하기도 한다. 20~30대의 앞만 보고 성공을 향해 승승장구하던 자신있는 모습은 사라지고 더 이상 사회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불안 심리와 함께 생의 에너지가 자신을 향하는 내향성으로 변하게 된다. 많은 중년층들이 이 시기에 ‘낯설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심리적인 위축감을 느끼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은 중년기를 ‘인생의 정오’라고 했으며 이 시기에 성숙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영화 ‘즐거운 인생’에서 중년의 주인공들은 자아가 원하는 것과 현실의 역할에 따른 갈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인생의 전반부에서 중반부에 이를 때까지 개인은 역할에 따른 각자의 ‘페르조나’(Persona: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사용하던 가면에서 유래한 말로 한 사람이 사회적인 역할에 따라 달리 행동하는 것)를 형성해왔고 그 결과 보편적으로는 사회적 성공과 안정된 가정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인생의 정점에서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다고 느껴질 때 갑자기 엄습해오는 절망감과 불안감에 당혹하게 된다. 이때문에 융은 중년기에서 그동안 자아가 집착해왔던 페르조나를 잠시 내려놓고 진정으로 자아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생의 정오,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갈 자격이 되는 때이다.
강용 수원생명의전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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