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문화의 향기가…

박승현 성남문화재단 문화기획부장
기자페이지

지난달 9일 성남 태평4동 주민자치센터에선 ‘어린이 기자단’이라는 기자증을 목에 걸고 사진기와 수첩, 캠코더 등을 손에 든 아이들로 왁자지껄 동네 이야기 마당이 펼쳐졌다. 성남문화재단이 2년째 ‘우리동네 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펼치고 있는 성남시 태평동의 ‘꿈꾸는 아이들’이 준비한 태평4동 어린이 기자단 발족 및 한울뉴스 창립 기념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고사리 손으로 제작한 동네신문에는 지난해부터 동네 주민들과 함께 작업한 ‘동네 미술관’을 탐방하면서 ‘그림있는 동네풍경’과 금빛초등학교에 그려진 벽화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가을운동회를 6㎜ 영사기에 직접 담은 금빛초교 5학년 송채연 아나운서의 보도로 ‘태평4동 어린이 뉴스’를 발표할 땐 어린이 기자단의 환호성으로 동사무소가 들썩들썩할 정도였다.

성남문화재단은 지난 2005년 10월 5대 정책사업의 하나로 성남지역 동네 45곳은 마을의 독특한 문화를 꽃피우고 문화공동체를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1단계 3개년 계획을 시의회에 제출, 승인받았다. 45곳의 유형들을 분석해 골목길·아파트·공단·시장·상가유형으로 나누고 3년 동안 5곳을 시범동네를 선정해 성남문화재단과 예술가가 직접 주민들과 만나 사례를 창출하고 그 과정을 ‘프로젝트 북’으로 상세하게 엮어 내는 것이다.

지난해는 첫번째 사례로 ‘태평4동에서 동락태평(同樂太平)하세!’라는 제목으로 골목길 유형을 시도했고 올해는 은행2동 주공아파트와 상대원1동 공단 작업이 현재 한창 진행되고 있다. ‘나눔이 즐거운 Art-Pool’은 20년 전 아파트 내 지어진 수영장으로, 방치된 공간을 주민들의 모임과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 수영장’으로 바꿔내고 있다. 아트풀 홈페이지(www.art-pool.or.kr)는 풀장댄스, 씨네풀, 풀장놀짱, 풀장이 환상이야, 낄낄마녀의 동화읽기, 미디어 워크숍, 은행동 UCC 등 주민들의 예술놀이터로 분주하게 돌아간다.

성남문화재단은 시범사례들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2단계 5개년계획을 준비하기 위한 동네 45곳 워크숍을 준비할 계획이다. 동네마다 스스로 문화공동체를 창조해 나가는 주체를 형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컨설팅 매뉴얼을 차근차근 쌓아 나가고 있다. 주민들의 일상적 삶이 배어 있는 동네 곳곳에서 문화예술의 향기가 은은히 퍼져나가는 도시야말로 진정 ‘문화의 도시’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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