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문이 발표됐다. 이 가운데 교통분야는 철도부문에 문산~봉동간 철도화물 수송·경의선 개보수 협의·북경올림픽 응원열차 운행, 도로부문에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공동 이용을 위한 개·보수, 항공부문에 백두산 직항로 개설 등 상호 발전을 담은 미래비전이 제시됐다. 남북간 단절된 교통을 잇고 대륙연결 철도, 항공, 고속도로 등 막혔던 국토의 대동맥을 연결하는 계기가 되므로 교통분야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기대와 함께 크게 환영해 마지않는다.
아름다운 강산과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이 작아도 경제규모나 기술력은 선진국 수준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반도의 지리적 특성과 반세기 동안 분단돼 북쪽의 광활한 대륙으로 뻗어 나가는 통로가 막혀 국가 발전에 지장이 많았다. 하루 빨리 남북간 철길을 연결, 평화공존의 기반을 닦음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지를 거쳐 유럽까지 기차를 운행할 수 있길 바란다.
지난 5월17일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열차 시험운행이 있던 날 분단 반세기를 잇는 쾌거라며 온 국민들이 환호성을 울리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이제는 1회성 시험운행이 아닌 항구적으로 기차가 운행되는 것이다. 남북간 철도 연결로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이 철도를 이용해 원자재와 생산제품 등을 수송하면 물류비가 4분의 1로 절감되고 수송기간도 1~3일 단축된다. 열차로 대량 수송하면 개성공단 투자유치 등 남북 경제협력과 경제적 파급효과로 국가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며 활짝 열린 육로를 통해 인적·물적교류가 활발해져 남북통일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앞으로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대륙까지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가 열리게 될 것이다. 대륙철도가 유럽까지 연결되면 해상운송보다 거리가 7천㎞ 단축되고 운행시간도 7일 이상 빨라져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아시아 및 시베리아 등지를 거쳐 유럽까지 오가며 이국의 정취와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이제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까지 여행하는 날도 머지않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대륙철도가 운행되면 분단조국의 장애요인을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무드 속에 세계로 향한 우리 민족의 기상을 유감없이 펼쳐갈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꿈꿨던 대륙횡단 기차를 타고 우랄산맥을 넘으며 다양한 민족 문화와 역사를 경험하고 우람한 대자연의 신비에 벅찬 감회를 느낄 그날, 이제 꿈이 아닌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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