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MBC ‘PD수첩’이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일부 고교생들이 현지에서 성매매를 했다고 보도한 뒤 사회가 연일 떠들썩하다.
학교 정기수업의 연장으로 학생들의 시선을 넓혀주는 기회라는 수학여행에서 퇴폐를 배운다는 보도를 접하고 의원이기 이전, 자식을 키우고 있는 부모 입장에서 분노와 허탈감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미 신체적으로 성숙해지고 호기심과 모험정신에 불타는 고교생들이 충분히 저지를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막지 못한 어른들의 아마추어리즘이 아이들에게 누출돼 이런 폐해를 가져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해외 수학여행은 대세가 됐다. 그간 가장 각광받은 수학여행지였던 제주도가 여행 인프라 부족 등으로 곤란을 겪는 반면 중국의 베이징(北京)이나 산둥성(山東省), 상하이(上海) 등은 항공편도 넉넉하고 교육적인 자원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얻는 것도 많은 만큼 관리하고 감독할 것도 많은 게 해외 수학여행이다. 관리·감독 최일선에 있으며 가장 먼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경기도교육청도 책임전가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3일 ‘교육적인 수학여행, 실질적 봉사활동을 위한 노력’이란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일선 학교 교감들을 대상으로 교육적인 수학여행을 실시하도록 연수를 실시한다”며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니 수학여행에 대한 적정한 관리나 감독보다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형식적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책임 회피성 정책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중·고교생 수학여행에 대한 지도·감독 등의 대책은 계획에 없는 상황인데다 최근 중국 수학여행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수학여행 지도·감독사항을 급조해 교육 내용을 포함시킨 것이다.
이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를 책임지는 교육청이 매뉴얼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해외 수학여행의 준비, 중간 진행과정, 재점검과정 등을 총체적으로 논의하고 아울러 수학여행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과 교육적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 수학여행 기간 중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철저하게 하고 안전사고 예방활동도 강화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정확한 진상조사 등을 통해 부적절한 수학여행에 대한 재발방지장치를 마련, 두번 다시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아마추어리즘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장 정 은 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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