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하고 살아갈 수는 없다. 그래서 서로 어울려 화목하게 사는 것이 행복의 중요한 요건이 된다. 요즘은 독불장군처럼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혼자서도 먹고 살기가 가능하도록 편리한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 구미에 맞는 사람들끼리 무리지어 살려고 하며 때로는 배타적인 집단을 형성하기도 하고, 아예 외부와 단절하고 혼자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생활의 양상과는 달리 실제 우리 몸에는 정말 엄청나게 많은 세균들이 우글거리면서 같이 살고 있다. 로버트 버크만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가 어림잡아 100조개나 되는데 나를 구성하는 순수한 인간세포는 고작 10조개에 해당하고 나머지 90조개나 되는 세포는 모두 기생하는 세균들의 것이라고 한다. 결국 내 몸의 90%가 내 것이 아닌 다양한 세균의 것으로, 마치 다양한 종이 어울려 사는 지구와 같은 행성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한다.
사람들은 나만 깨끗하고 나 자신만이 행복하면 그만이라고 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과연 나라고 하는 것이 어디까지일까? 나와 같이 사는 세균들이 만약 내 몸에서 사라지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차츰 생명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야할 방법은 비교적 명확하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균들과 함께 잘 어울려 공생하는 것뿐이다. 이 공생은 서로에게 보탬이 되는 상향적인 어울림으로 이어져야 한다. 현대인들은 너무 지나치게 씻어댄다. 마치 내 몸을 둘러싸고 있는 나쁜 모든 것들을 박멸이라도 할 것처럼.
그런데 지나치게 많이 씻으면 우리의 피부는 나쁜 세균들에게 잡아먹히기 쉽게 면역력이 저하되고 피부가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의 피부에도 수많은 세균들이 주로 모공을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세균들은 우리 몸에 좋은 역할을 하는 착한 균과 내 몸으로 침투하려고 하는 나쁜 균 등이 어울려 살고 있다. 건강한 사람은 좋은 세균이 나쁜 세균을 잘 다스리고 있는 상태에 있는 것이다. 요즘 미국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삼아 전쟁으로 내몰고 있다. 마치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세균을 치료하는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과 참 많이 닮았다.
이제는 너무 배타적이지 말고 서로 어울리면서 서로의 장점을 찾아주는 보살핌이 필요하다. 극단적인 방법은 결국 무너지게 된다. 음과 양이 어울려 조화를 부리듯, 우리네 인생도 내 것과 네 것이 어울리면서 행복해질 것이다.
조 용 주 두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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