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최근 교육대장정 100일을 기획해 방문한 이천의 한 초등학교 교실 문에는 선생님이 손수 판 나무에 이같은 급훈이 적혀 있었다.
이 교실은 민들레마을이라고 부르며 회의 시 민주적으로 발표하는 방법과 긍정적 사고와 행동을 위한 훈련이 적혀 있었다. 반 아이들이 평소 쓴 글을 모은 학급문집에는 창현이, 수빈이 등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반면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육성’이나 ‘명품교육’ 등의 구호들이 눈에 띈다.
여주의 한 마트에서 세계적 명품을 싸게 판다는 소문이 퍼지자 몰려든 인파로 도로체증을 빚었다는데 교육도 시장과 같아 명품을 키워야 한다고 외쳐야 하는 것일지 의문이 간다.
경기도는 명품신도시와 명품학교를 세우겠다고 하고 경기도 교육청도 특목고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이들에겐 최근 교육부가 의뢰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특목고와 국제중고 등은 설립취지를 벗어나 입시수단화되고 사교육을 번성하게 하고 있으며 특권층화돼 설립제한이나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은 들리지 않는 듯하다.
국제중과 특목고에 입학하려고 초등학생들이 새벽 2시까지 학원을 다니고 있다.
외국 명품과 문화만을 좋아하는 허영에 가득 찬 사람들을 질타하는 ‘된장녀’라는 신조어가 있다. 게다가 명품은 물건에 붙이는 이름이며 사람과 교육에 붙일 목표는 아니다. 1등 혹은 명품이 되기를 요구하는 교육에서 소외되는 나머지 대다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어찌될 것인가.
교육은 차별을 키우는 게 아니라 차별을 없애도록 해야 한다. 교육의 역할은 개개인의 잠재적 가능성을 발굴하는 것이다. 교육정책도 교육현장에서의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혜택을 골고루 누리도록 뒷받침해줘야 한다.
초·중등교육은 명품교육과 엘리트에 치중해 기득권을 강화하고 시장주의로 내몰기보다 전인교육에 중심을 두고 다양성과 관심의 폭을 넓히도록 전개해야 한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가 높게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가 다양한 곳에서 모든 사람을 바라보는 소통과 화해의 시선과 미소에 있다.
교육 현장과 정책에도 아이들과 소통하는 눈동자와 아이들을 품는 미소가 살아있어야 하고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는 철학이 배어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존중받는 행복한 교실을 위하여!
/유정희 전교조 경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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