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6천만원의 손해

김우 자혜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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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버트 서튼이 쓴 ‘또라이 제로 조직(The No Asshole Rule)’이란 책을 읽었다. 원제가 나타내듯 제목이 조금은 비속해 통속적이다 싶지만 이 책은 조직 안에서 상사나 동료, 부하의 정신과 효율 등을 갉아먹는 비열한 인간들에 대한 경영학적·조직심리학 보고서이다.

자신에게 너무 재수없는 당신을 우리는 흔히 ‘또라이’나 ‘꼴통’ 등이라고 한다. 또라이는 상사에게는 아부하고 부하는 쥐어박는, 조직을 망가뜨리는 직장의 ‘공공의 적’ 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또라이의 일반적인 행동양식은., 인신공격하기, 개인 고유의 영역 침범하기, 함부로 신체 접촉하기, 말 또는 몸짓과 행동으로 위협하고 협박하기, 기분 나쁜 전자우편 보내기, 사회적 신분 모욕하기 따위들이다.

스트레스가 심한 직장 분위기에서는 보통 사람도 ‘또라이’ 짓을 할 수 있다. 진짜 문제는 공적인 ‘또라이’라고 한다. 한 사람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그에게 모욕당하고 무시당하고 차별받고 기분 상하는 경우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라면, 그 사람은 공인 ‘또라이’이다. 노골적으로 빈정거리든, 은밀하게 뒤통수를 치든, 조직안의 또라이는 다른 사람들의 품위를 짓밟고 정서를 황폐화시킨다.

그들과 같이 있으면 생산성 저하, 업무 집중 장애, 불안, 무기력증, 만성피로, 신경과민, 화남, 우울증 등이 생긴다. 이런 무례하고 비열한 인간들은 거의 모든 직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또라이’ 한사람으로 인한 손실은 1년에 1억6천여만원이라고 한다.

물론 관리직을 포함한 상사에도 또라이는 있다. 최고경영자가 조심해야 할 것은 ‘내 안의 꼴통’을 경계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내가 ‘또라이’로 비칠지도 모른다는 점에 주의,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을 비교해 보아야 한다.

‘또라이’를 피하려다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건전한 논쟁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결국 조직의 목표는 구성원의 인격을 상호존중하고 인정할 때 그 성취도가 높다고 하겠다.

교육효율성을 추구하며 일사불란하게 학교조직을 이끌어가기를 원하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비춰질지 잠시 생각해본다.

/김우 자혜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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