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5월은 우리에게 그 계절의 상큼함과 넘치는 활력만큼이나 긍정적인 삶의 가치, 아니 성공적인 삶의 요소들을 가르쳐 주는 시기이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이 들어있는 5월은 사회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다양한 ‘관계’를 짚어보고 되새겨보는 기회가 된다. 그 관계의 저변에는 반드시 사랑과 존경과 배려의 마음이 깔려있게 마련이다. 이 5월의 절기가 주는 사회적·인간적 유대가 견고하고 튼실하다면 모든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이요, 그런 사회는 아름답고 따뜻한 공동체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성공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 성공은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 규정되는 게 아니라 주관적인 인정과 감사가 따를 때 가능해 진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너무 표피적이고 외형적인 모습을 기준으로 이른바 성공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한마디로, ‘남의 떡만 커보여서’ 항상 만족의 한계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그 성공의 가치기준이 돈(재력)이 많아야 하고, 힘(권력)이 있어야 하며 허울(명예)이 좋아야 한다는 것에 있다. 이 성공을 이루는 방편으로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하고 좋은 연줄을 잡아야 하며 좋은 돈줄을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사회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 정통한 어느 외국 인사는 “한국사회의 상류층일수록, 부유층일수록 나누는 대화를 살펴보면 대략 이재(理財), 사교육, 골프 등과 관련된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더라”고 말했다. 그것이 일리 있게 들리는 게 지금 당장 우리 사회를 열병처럼 휩쓸고 있는 사회문제인 부동산과 과외요,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을 심심찮게 낙마시키는 게 바로 골프다. 마치 그 부류에 들지 못하면 사회적 약자요, 소외계층이 되는 것처럼 비춰지고 그것은 곧 ‘빈익빈 부익부’니 ‘사회의 양극화’ 등과 같은 개념으로 정리돼 갈등과 분열의 사회 분위기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중산층이 없어져 버렸다는 얘기는 바로 사회 구성원이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정서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진정 성공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인생의 성공은 어떻게 보면 참다운 가치의 성공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전형적인 출세(出世) 지상주의에 만연돼 있다. 출세는 말 그대로 남을 누르고 밖으로 우뚝 나와 서 있어야 되는 것이지, 남과 같이 있으면 출세가 아닌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쟁에 내 몰리게 돼 합리와 상식 등이 배척당하고 수완과 요령 등이 득세하게 마련이다. 이런 출세지상주의는 우리 사회를 무한경쟁의 투전장으로 만들어 개인적인 가치를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가야하는 공동체정신을 훼손하게 된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보람을 느낄 때 그것이 진정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그런 성공의 기준이 정착돼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사회적인 위계나 물질적인 위상으로 인간의 가치가 평가되고 재단되는 풍토가 된다면 그 사회는 한국적 잣대의 출세는 있을지 몰라도 참다운 성공이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항상 인간의 가치를 탐구했던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는 성공한 사람을 이렇게 정의 했다. “당신의 일이 비록 작은 일이라도 전력을 기울여라. 성공은 자신의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데 있다. 성공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간 사람들이다.” 이제 우리는 그가 말하는 그런 성공이 사회문화의 기조가 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인 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