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수북이 쌓이는 청첩장이 바야흐로 결혼의 계절이 됐음을 알려준다. 어느덧 어른이 된 제자들, 집안의 젊은이들, 인근 학교의 선생님들로부터 새출발을 알리는 청첩들이다. 한번 보고 버리기엔 아까울 정도로 고운 종이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결혼을 축하해 달라는 문구들로 가득하다.
이 세상에 남성과 여성, 양성이 존재하며 결혼을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한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다. 이처럼 양성이 함께 해야 할 부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중·고교에서도 남녀공학에 남녀합반을 시행하고 있고 직업의 세계에서도 남성과 여성이 함께 공유하는 부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차이’와 ‘차별’을 구분하지 못해 다툼이 생기는 것을 보게 된다. ‘차이’는 서로 다름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취향과 특색 등을 지니고 있음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차이에 일정한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차별’이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이 가진 신체적인 구조나 능력, 정서적 특성 등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차이라고 한다. 이 차이에 대해 ‘힘 센 남성은 좋다’나 ‘외모가 아름다운 여성은 좋다’ 등의 식으로 가치를 부여하게 되는 게 차별이다. 따라서 불합리한 기준에 의해 인간의 차이를 평가하고 그 결과로 남성이나 여성이 누려야 할 정당한 권리를 침해할 때, 차별이 발생하는 것이다. 차별은 인간이 지닌 잠재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하는 걸림돌이 된다.
21세기는 무한한 창조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이 각자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 양성의 차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할 때가 됐다. 초기 성장환경인 가정에서부터 남성과 여성에 대한 차이를 차별로 인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욱이 교육현장에서 양성의 차이를 차별로 묶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차별의 울타리로 우리 아이들의 특성이 제약을 받거나 양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지니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강원춘 경기교총회장 태원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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