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고문관

이경복 파주시 생활체육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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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가? 얼마전에 올해 들어서 처음 라운딩을 했다. 요즘 연습장에서 샷이 좋아 졌다고 하고 대체적으로 만족했다. 그래서인지 이번만은 8자를 그리고 싶었다. 잘 맞는듯 보여 라운딩을 마감하고 스코어카드를 보니 89타로 기록됐다. 골프채를 잡은지 15년만에 8자를 그렸다.

필자는 전형적인 골프 고문관이다. 골프 고문관이 8자를 그렸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가. 그러나 자세히 보니 첫홀에 보기인데 파로, 마지막홀에 트리플인데 파로 기록돼있다. 캐디가 필자 마음을 아는 듯 인심을 쓴 것이다. 그래도 필자에겐 최고의 스코어로 만족한다. 골프의 어려움을 또 한번 느끼게 한다.

필자가 왜 골프 고문관인지 알고 싶어 인터넷에 자료를 살펴 보았다. 그 이유는 있었다. 골프 고문관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골프를 시작하면 우선은 미쳐야 된다. 둘째, 모든 게 처음이 중요하지만 골프는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셋째, 연습장의 매트는 20㎝ 뒷 땅을 쳐도 공이 나가는 것을 모르고 연습장의 매트에 늘 속아 자기 만족하다 필드에 나가면 엉망으로 치게 된다. 넷째, 연습장에서 잘 맞는 클럽만 치고 맞지 않으면 장비를 자주 바꾸는 골퍼. 어떠한 골프채라도 개발할 당시 정확한 스윙만 한다면 다 잘 맞게 설계가 돼 있다고 한다. 다섯째, 골프에서 가장 큰 주의사항은 헤드업을 하지 말라고 한다. 여섯째, 백스윙시 팔을 쭉 뻗으라고 수 없이 들어왔다. 왼팔을 못 피면 구제불능이고 마치 골프 고문관으로 생각할만큼 심각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오늘 날 세계유명 골프 교습가들은 외팔을 굳이 억지로 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왼팔을 끝까지 필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몸이 굳어지고 힘이 더 들어가 상체근육이 굳어지게 된다고 한다. 일곱째, 골프는 왼팔로만 치라고 한다. 이것도 큰 잘못이다. 골프를 어떻게 왼팔로만 친단 말인가. 골프에 있어 왼쪽 부분은 스윙의 리드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오른쪽 부분, 특히 오른팔은 스윙의 파워를 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골프는 오른팔과 왼팔이 어우러져 리드와 파워를 동시에 만들어 짐으로써 좋은 스윙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병을 알았으니 고쳐야겠다. 그러나 병을 고치기에는 시간·금전적으로 대가가 너무 큰 것 같다. 골프 고문관이라도 좋다. 연습장에서 공을 치는 자체도 재미있고 행복하다. 많은 국민들이 골프를 즐기려면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중 골프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경복 파주시 생활체육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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