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홍보의 화룡점정(畵龍點睛), 언론

노 경 화 멀티미디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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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를 유럽에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 그것은 역설적으로 세계 속의 한국 문화를 아는 것이다. 한국문화만의 독특한 특징을 집중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동원해 지역적 내셔널리즘이 아닌 국제적 코드로, 유럽 정서에 맞춰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유럽에서 일본과 중국 문화는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일본은 이미 경제 대국이고 중국은 앞으로 더욱 강해질 나라이기에 유럽은 그들을 무시할 수 없는 면이 있다. 현재 중국 현대미술이 한국 민중미술보다 국제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중국이 한국보다 그들에게 더 정치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미술 그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 힘의 논리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언뜻 보면 19세기 건물에서, 20세기 사고방식으로, 21세기에 잘살고 있는 유럽은 한국 패러다임과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한국 문화를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구체적 컨셉과 전략, 장·단기계획 등을 세워야 한다.

각국의 문화는 상대적이며 어느 문화나 침범할 수 없는 무게와 가치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 문화를 그들에게 알리고 설득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우리는 사전에 두 문화 차이를 명확히 알고 접근해야 한다.

특히 주의할 점은 상대문화 의식 저변에 자리한 그들의 사고방식을 읽고 해석하며 유추, 이성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상대문화가 추구하는 가치모이나 기본 패러다임 등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정서와 패러다임이 유럽에서 그대로 적용되리라 생각하면 착각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치열한 경쟁과 성장을 중시하는 미덕이 있지만 유럽은 분배나 배려를 더 중시,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진 미덕이 있다. 그 결과 근로 의욕이 낮고 사회가 능동적이지 못한 반면 안정돼있다.

지난해 한·불 외교수교 제120주년 행사 때 재불(在佛) 한국 대사는 제대로 된 프랑스 국립미술관이나 장소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필자는 그 결과를 사전에 예견했으므로 놀라운 일이 아니었고 그 이유와 대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의 이미지를 명확하게 구축했는가?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문구 아래 전통 문화를 포함한 모든 내용들이 더욱 압축되고 매력적이어야 한다. 재불 한인들도 실망하는 수준의 행사내용으로 누구를 감동시킬 수 있겠는가!

특히 ‘까르떼지앙’(데카르트의 이성적 사고방식)을 중시하는 프랑스는 논리적인 개념으로 우리 문화를 설득해야 효과가 있다.

필자는 지난달 파리 국립 오르세 미술관장 초대로 마네 전시에 다녀왔다. 새로울 것 없는 인상파 화가 작품을 2007년에 맞는 유니크한 것으로 다시 부활시킨 탁월한 기획력과 컨셉이 아주 돋보였다.

둘째, 프랑스 문화와 정서를 명확히 이해했는가? 그들의 관심을 주목시킬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한국 출신의 유럽 현지 예술전문가들이 상대 문화에 대해 깊숙이 이해하고 있고 설득시키는 방법도 알고 있는만큼 홍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한국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는 한국영화, 테크놀로지, 모필폰 등 기술문화 및 대중 현상들을 현지 신세대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홍보한 적이 있는지 의문이다.

셋째, 해외 언론과 긴밀한 네트워크가 형성됐는가? 그리고 혁신적인 테마로 홍보했는가? 필자는 고급뉴스 전담 기자들과 능동적인 우호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문화에 대한 입체적인 정보와 독특한 테마로 해외언론을 위해 보도자료를 국가적 차원에서 꾸준히 제공하고 ‘질적 측면을 강조한 명료한 테마’로 집중적인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

/ 노 경 화 멀티미디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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