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 효자 이야기

이원규 테마기행예술제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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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고맙고 귀중한 건 부모의 은혜이다. 살아계실 때 효도를 하려하지만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아 늘 아쉽기만 하다. 오른손에 회초리를 든 아비 부(父)와 아이에게 젖을 주는 형상의 어미 모(母)가 합치면 부모(父母)가 된다. 세상 모든 부모들은 자식이 성장하기까지는 자신의 청춘까지도 아낌없이 자식을 위해 투자한다.

요즘 아흔이 넘은 늙은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다니는 아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늙고 병든 부모를 산에다 버렸다는 옛 고려장 풍습이 아니다. 아버지가 아들의 지게에 타고 세상구경을 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국내의 금강산과 덕유산은 물론 중국의 태산(泰山)까지 올라가는 그 모습을 중국 언론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스승은 부모나 임금 등과 동격으로 여겼던 시절도 있었으나 이제는 먼 나라의 희미한 전설이 되고 말았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의 인성교육부터 발단이 되고 있다. 가정마다 경제적 여건이 풍부해지고 사회계층도 다변화됐다. 스승은 학교의 월급쟁이란 한낱 직업인으로 전락했다. 언제부턴가 참교육이 교육계를 뒤바꿀 듯하더니, 지금은 공교육까지도 불신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가르칠 교(敎)의 글자는 형상할 효(爻)와 아들 자(子) 등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올바른 인격도야를 위해선 집안에서부터 아들에게 회초리를 들어 잘못을 깨우치도록 체벌했다.

그러나 현실은 교육을 담당하는 스승의 체벌조차도 용납되지 않는다. 오히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봉변을 당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된다. 정치도 다름 아니다. 정치의 정사 정(政)자 역시 ‘치다’는 속뜻이 있다. 세상의 부정(不正)한 것을 바로잡으라고 회초리를 받는 게 정치(政治)이다. 내년부터는 대통령이든, 의원이든, 단체장이든 지게 효자처럼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국민들에 대한 효도를 기대한다. 아니면 자신들의 종아리를 걷고 칠 일이다.

예로부터 효는 오륜의 으뜸이며 백행의 근본이다. 글자 모양도 늙을 노(老)와 아들 자(子)가 합쳐진 효도 효(孝)자가 됐다. 마치 지게에 아버지를 태운 지게 효자의 그 모습 아닌가. 천자문에서처럼 ‘효당갈력(孝當竭力)’, 즉 부모를 섬길 때에는 마땅히 힘을 다하는 그의 모습이 오늘날 세상 속에서 밝은 빛으로 빛난다.

/이원규 테마기행예술제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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