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예술가들은 어떠한 상상력도 또 어떠한 표현 양식도 허용되는 일종의 문화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 이는 근대 이후 인간의 존엄성이 중시되고 자유와 평등을 기본 이념으로 하는 민주주의와 그 궤를 같이하는 말하자면, 문화 예술에 있어서 자유 개념의 극대화에 배경을 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들에게 미술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오늘날 미술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어느 한가지 경향만이 진정한 미술이라는 독단적인 사고는 위험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고전주의의 단정하고 엄숙한 아름다움, 인상파의 빛과 색채에 대한 추구, 초현실주의의 비합리적 세계의 자동기술적 표현 등 모두 각자 나름대로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각각의 대가들을 탄생시켰다.
고전주의를 가장 충실하게 완성시킨 대가들이 있는 반면 평생을 낭만주의 신념으로 낭만주의 이상을 실현한 작가들, 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자연주의 대가들 모두 각자의 시대에 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따라서 고전주의만이 진정한 예술이거나, 또는 낭만주의만이 진정한 예술이라는 식의 어떤 특정한 방식의 예술만이 진정한 예술이라는 독단은 갖지 말아야겠다.
그렇다고 한 작가가 모든 경향의 작업들을 해야 한다거나, 한 개인이 모든 경향의 작품을 다 좋아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개인적인 취향과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모든 대상을 골고루 다 좋아 한다는 건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어떤 사람은 한식을 좋아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양식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화려한 옷을 좋아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단순하고 질박한 옷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도시생활을 좋아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전원생활을 좋아하며 어떤 사람은 따뜻한 계통의 색을 좋아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시원한 계통의 색을 좋아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각자 취향이 다르며 어느 누구도 그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특정한 대상만을 좋아하도록 강제할 수 없고 그럴 권리도 없다.
작가의 경우 오늘날 다양한 현대 미술의 경향중에 각각 나름대로 자신의 취향에 맞고 자신의 개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양식을 선택해 그 안에서 자신의 예술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몰두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감상자들은 각각 자신의 취향과 정서에 맞는 경향을 자유롭게 선택, 즐길 수 있는 문화적 풍토가 가장 바람직한 상태라고 할 것이다.
/박동수 의왕미술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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