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지혜의 보물창고

김형수 (사)한국삶의질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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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속에 첨단 기기들이 신화처럼 쏟아지고 있다. 인간을 둘러싼 의식주의 혁명을 주도하는 새로운 제품의 수명은 하루가 멀게 짧아지고 있고, 이를 생산하는 지식의 수명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지식이 두배로 늘어나는 기간은 1년 반에서 2년 정도라고 하니 그만큼 정보의 양은 폭발적이다. 제품과 지식의 수명은 짧아지고 있지만 인간의 수명은 늘어 고령인구의 급속한 증가현상을 보이고 있다. 보건의료의 발달 등 장수 100세 시대를 가능하게 하는 고령화 사회, 정보화 사회라는 시대적 용어도 이제 낯설지 않다. 피터 드러커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변화의 특성을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 현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인구감소와 고령화현상 등은 인간의 생활모습을 모두 바꿀 지진과도 같은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현재 10명중 1명이 65세 고령인구이고 20여년 후인 오는 2030년에는 4명중 1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수도권 65세 고령인구 비율은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는 7% 수준이지만 이미 경남 남해군을 비롯한 35개 시·군·구는 20%를 초과해 초고령사회 인구구조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여 고령화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노인인구가 증가할수록 건강하고 생산적이며 성공적인 노년기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노년기 문제해결을 위한 해답은 그리 쉽지 않다. 이러한 미래의 변화 속에 ‘나’와 ‘우리’가 포함됐고 누구나 노인이 된다는 순리를 너무 쉽게 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고령화는 단순한 노인인구 증가는 물론 무력한 소수 약자에서 벗어나 정치적인 세력을 규합하고 사회 압력단체를 구성하고 실천하는 중요한 사회집단으로 노인 지위변화를 함축하고 있다. 지능이 감퇴하고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지며 신체적으로 약한 노인의 일반적 특성에 대한 몰입은 건강한 ‘나’의 잣대에서 비롯된 편견이다. 노년기 중후한 작품의 세계를 완성하고 안정되고 세련된 인격을 발휘한 사건들이 인류의 역사 속에 밝게 빛나고 있다.

일상의 모든 소비패턴을 종합하는 홈쇼핑에서도 인생의 경험만은 판매할 수 없다. 노인은 우리가 체험하지 못한 시간을 담고 있는 지혜의 보물창고이기 때문이다.

/김형수 (사)한국삶의질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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