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바람이 제법 시원하다. 영 떠나지 않을 것같던 무더위도 매미의 지친 울음소리에 묻혀 서서히 그 자리를 내놓고 있는듯 하다.
이번 여름은 큼직 큼직한 세상사의 열기까지 더해선지 유난히 더웠던 것 같다. 이처럼 더위에 지치고 세상에 지친 이 때 우리의 몸을 추스려줄 음식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한다.
얼마 전 인터넷 카페에서 시작된 ‘된장녀’ 논란이 ‘된장남’이나 ‘된장아줌마’ 등으로 확대돼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 논란 속에 뜬금 없이 연루된(?) 우리의 전통음식 ‘된장’이 바로 그 식품이다. 된장은 우리 고유의 전통 먹거리로 뛰어난 맛과 여러가지 효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유래는 ‘삼국지(三國志)’ ‘위지동이전’부터 고구려를 거쳐 고려시대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기록된 메주 쑤는 방법에서도 찾을 수 있으며 오늘날 된장 제조법의 근간이 되고 있다.
종류도 청국장(전국장), 담뿍장, 빰장, 빠개장, 가루장, 보리장 등과 이외에 날메주를 가루로 빻아 소금물로 질척하게 익힌 막장까지 매우 다양하다. 된장은 단백질 함량이 38%로 매우 높고 아미노산 구성이 좋으며 소화율 또한 뛰어나다.
특히 쌀에서 부족하기 쉬운 필수아미노산인 리신(Lysine)은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들의 식생활 균형을 잡아준다.
콩의 지질이 발효되면서 유리된 필수 지방산인 리놀레산(Linoleic acid)은 항암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대한암예방협회의 암예방 15개 수칙중 된장국을 매일 먹으라는 항목이 들어 있을 정도다.
이외에도 고혈압 및 노화방지, 간기능 강화, 해독작용 등 일일이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장점을 가진 게 바로 우리의 전통식품인 된장이다.
이렇듯 우수한 효능을 갖고 있는 된장이 가뜩이나 인스탄트 식품에 밀려 힘겨운 상황에서 ‘된장녀’니 ‘된장남’이니 하며 좋지않은 이미지로 불려지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뚝배기보다 장맛”이란 옛말이 있다. 이 말은 우리 장(醬)이 우리 민족 정서와 같이 넉넉하고 구수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좋은 이미지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김종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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