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장으로 재직하시다 지금은 퇴임하셨지만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며 30여년 이상을 경기도에 애정과 관심을 쏟아 부었던 모(某)씨의 ‘궁리(窮理)의 철학’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본다. 그 분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현대사회는 비록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정황들을 토대로 의문을 갖고 골똘히 생각하고 궁리하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게 하다보면 남들보다 한발 앞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문제 해결과정에서의 시행착오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당장 시급한 문제에 정력을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why)’ 그러한 문제가 발생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돼 갈 것인가 등 보다 거시적 차원에서 처방을 고민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하셨다.
천재들은 풍부하게 사고하기 때문에 창조한다. 생각을 풍부하게 한다는 건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수많은 생각과 9천번 이상 실험했으며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에 관한 논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많은 생각을 정리한 논문 248편도 발표했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안에서 왕관이 순금으로 제작됐는지를 생각하다 부력(浮力)을 발견한 기쁨에 벌거벗은 채로 뛰쳐나와 “유레카(그리스어로 ‘발견했다’란 의미)”라고 외쳤다는 일화는 생각과 궁리의 과정에서 얻어낸 환호의 결정체로 여겨질만하다.
행정철학자들은 미래의 지방정부가 갖춰야 할 첫번째 조건으로 조직의 추구하는 이상과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궁리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패러다임 등을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는 지방정부가 필요로 하는 정책 아젠다(Agenda)가 무엇인가 밝혀내기 위해선 과거의 선험적 지식과 함께 현재 제기되고 있는 현상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미래의 흐름과 기조를 탐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정부가 계획된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전략(Strategy)과 전술(Tactics) 등을 구사하기 위해선 현재 처한 좌표와 위상에 대해 냉정한 자기 성찰과 미래에 대한 예견력을 갖춰는 게 무엇보다도 요구된다. 생각하고 궁리하는 철학의 의미가 다시한번 생각나는 대목이다.
/신원득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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