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기승을 부려 밤이면 잠을 설치고 한창 휴가철이어서 해수욕장이나 계곡 등지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시원한 곳이면 어디든 찾아나서는 이 무더운 여름 다섯평 미만의 창문도 없는 쪽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달동네 사람들의 애환을 잠시 떠올려 마음이나마 함께 나눌까 한다.
물질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의 삶은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 확연히 차이가 드러난다. 돈이 전부인 물질만능시대가 되면서 일단 어디를 가려면 돈이 없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지금 그들이 사는 삶은 놀러는 커녕 하루라도 먹고 사는 일이 더 급하고 대부분 고령의 노인집단들이어서 몸도 마음도 불편해 하루 한두 끼니도 간신히 먹고 사는 처지가 돼 남들이 좋아하는 피서나 여행은 꿈조차 꿀 수 없다. 그야말로 먹고 사는 기초생활도 어려운 생활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 보아야 할까. 가끔씩 TV를 시청하다 동정하는 마음이나 잠시 갖다 다시 잊어버리고….
물론 개인의 가난은 임금도 구제해주지 못한다는 옛말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도 무정한 세상이 아니던가. 요즘처럼 더운 날씨엔 하루 종일 물가에만 있어도 힘든데 어떻게 그런 비좁은 방에서 사는지 마음 한켠이 무겁고 안타깝다. 자본주의 국가에선 개인 능력에 따라 경제권이 평가되긴 하지만 지금도 잘 사는 사람들은 돈 씀씀이가 호화 그 자체다. 주변에서도 사업이 번창해 돈을 잘 번다든지 부모 유산으로 어려움 없이 잘 사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그런데 과연 어렵지 않게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들의 답답한 심정을 헤아리기나 할까. 재난사고가 일어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성금을 내느라 무척 애를 쓴다.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모금하는 방법이 아니고는 개인과 가족단위 결연을 통한 인연을 만들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1년에 한번만이라도 직접 찾거나, 야외의 피서지로 함께 나가 가족처럼 즐겁게 놀다 올 수도 있을 법 한데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남의 일이라고 그렇게 쉽게 말한다고 반문하겠지만 어떤 일이든 이름 붙이기 나름이다. 물론 본인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잘 사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으며 그들의 성실한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내가 가진 것 중 조금이라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더운 여름 목이 말라 갈증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팥빙수는 아니더라도 시원한 아이스크림 한개라도 사준다면 더욱 뜻깊게 여름을 날 수 있지 않을까.
/송정래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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