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두바이

김용수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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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뚜렷한 환경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40℃ 이상에서 적응하라고 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이다. 실내에는 에어컨이 팡팡 돌아가고 문을 나서면 열기가 확 휩싸고 도는 두바이는 우리에겐 분명 적응하고 살기 어려운 도시이다. 오일달러로 사막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나라로 알려진 두바이는 요즘 놀라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똑같이 생긴 건물이 거의 없는 빌딩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두바이는 에미리트 항공의 질 높은 서비스와 동시에 국가 이미지를 심기 시작하고 있다. 법인세 0% 경쟁력으로 15%인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 우리는 특정 업종이 아니면 25%를 법인세로 정하고 있으니 여간 어려운 환경이 아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기업 105곳으로부터 14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건 놀라운 실적이다. 우수한 노동력과 기후는 우리만의 경쟁력이다. 강한 노조와 행정규제, 언어장벽 등은 우리가 개선해야 할 우리의 단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가 자치도로 거듭 나면서 초유의 실험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가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권한을 행사하고 있지만 우선 재정자립도부터 허약한 상태이니 가야할 길이 보통 먼길이 아니다. 제주도는 두바이의 법인세 정책을 통한 외국 기업유치를 참고해야 한다. 중국 웨이하이(威海)를 비롯한 한국 주변 관광지들과 비교한 가격경쟁력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유럽 관광객들을 겨냥한 고품질 콘텐츠도 개발해야 한다. 바다와 하늘, 산 등을 모두 갖고 있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두바이가 헬스케어시티를 표방하면서 세계 유수 의료시설들을 유치하고 있는 것도 벤치마킹해야 한다. 돈을 쓰고 싶은 환경도 만들어야 한다. 다시 오고 싶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유럽처럼 역사유물들이 산재한 것도 아니다. 제주도만의 문화를 선보여야 한다.

이젠 세계 속의 제주도가 돼야 한다. 영어 사용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제주도의 자치행정을 맡고 있는 인사들의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을 기대한다. 중앙정부의 초기 지원이 없다면 제주도의 경쟁력 강화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말만 특별자치도가 아니라 실제로 특별자치도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제주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계적인 명문 대학과 의료시설, 글로벌 기업 유치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제주도가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의 선봉에 서길 바란다.

/김용수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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