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에 대하여

신원득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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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나됨을 일깨워 주었던 ‘2006독일월드컵’의 열기가 서서히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 토티가 할리우드 액션으로 옐로카드를 받아 한 경기 두 번의 경고로 퇴장을 당하였을 때 우리에게 노란색은 환호의 대상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푸른잔디에서 펼쳐지는 지구촌 향연에 유독 노란색 딱지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을 보면서 하필 노란색이 경고의 심벌로 여겨지는가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옐로카드를 의미하는 노란색이 경고용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그중 하나는 노란색이 색조의 미학으로 가장 손쉽게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천대, 악의, 시기 등 불명예스럽고 부덕한 명목으로 노란색 표지를 내보여 차별했던 유럽의 전통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스페인에서는 사형 집행인에게 노란 복장을 시켜 신분을 나타내게 하였으며, 또한 선정적이고 외설스러운 잡지 등을 ‘옐로 페이퍼’라 하며 함부르크의 창녀들이 나들이를 할 때에는 반드시 노란 스카프를 두르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의 인식과는 반대로 노란색을 부와 권위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곤룡포에 황룡을 금실로 수놓은 임금의 복장이 노란색이었으며, 대소사를 결정할 때 택일점괘에서 가장 좋은 날을 황도길일(黃道吉日)로 칭하고 있다.

이처럼 노란색의 표상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고 있지만 저 멀리 다른 대륙에서 개최되고 있는 독일월드컵을 보면서 하필 노란 옐로카드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며칠 후 행하여 지게 될 취임식을 시작으로 향후 4년동안 지방정부를 이끌어 나아가게 될 도지사, 시장, 군수 등에 대하여 “오로지 지역주민을 위하여 올인해야만 할 것”이라는 지역주민이 보내는 무언의 경고메시지에서 비롯된 연상작용이 아닐까?

앞으로 지방정부의 수장으로서 극복해야 할 많은 어려움과 예기치 못한 장벽 등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그때에는 70년대 우리의 심금을 울리던 잔잔한 올드팝송 ‘티 어 옐로 리본(Tie A Yellow Ribbon)’을 다시 들어 보기를 바란다. “아직도 나를 사랑한다면 노란손수건을 고향에 있는 떡갈나무에 걸어달라”는 가사의 의미와 같이 4년 후에도 취임할 때의 그 모습처럼 변함없는 지도자로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신원득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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