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10여년 전부터 초등학교 방과 후 교육활동을 각 학교 재량에 따라 운영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결과 학부모들의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학생들의 특기와 재능 등을 발견, 계발해 과목에 특수성을 살려 지도하므로 학력 신장은 물론 각자의 예술성을 표현하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겐 더 없이 좋은 기회로 돈이 없어 공부하지 못한다는 말은 이젠 옛말이 되고 있다. 당시 정부가 이같은 정책을 세울 때는 수요자 중심의 특기적성교육이 되고 이에 걸맞는 교장의 운영체제로, 방과 후 학원보다는 학교에서 원하는 과목들을 저렴한 수강료로 많은 학생들이 혜택받도록 하는데 의미를 뒀을 것이다. 지금까지 수요자들을 위한 운영방침은 교장 감독 아래 잘 이뤄지고 있으며 교육을 받는 학생들 또한 공채로 엄선된 훌륭한 외부 강사진들로부터 지도받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들 외부 강사들의 인격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현재의 교육현장은 따로 교실이 주어지지 않는 학교가 많아 주로 저학년 담임반 교실을 잠시 빌려 쓰고 있다. 이들도 뭔가 가르치기 위해선 과목들마다 많은 자료들이 있기 마련이다. 강사들이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필요한 책상과 작은 사물함이라도 절실하지만 교실을 쓰는 것도 담임교사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들어 하소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학교는 교육인적부 차원에서 강사들에 대한 별다른 지원이 없어 어찌할 수 없다지만 행정기관은 여태껏 너무도 안일한 태도로 묵과하고 있다. 이들이 바라는 건 최소한의 공간과 인격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강사들이 잠시라도 앉을 책상과 의자도 없이 학생용 의자에 앉아야 하는 심정은 내실이 빈 지금의 교육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정부는 학교들마다 방과 후 교육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비록 방과후 교육이 사교육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어쨌든 학교와의 연계학습을 진행하는데 그 뜻을 좀 더 넓게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보다 더 효율적인 방과후 교육활동을 위해 그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임은 물론 그들과의 대화 채널을 열어야 할 것이다.
/송정래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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