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형 경제모델

김병헌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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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탄생과 TV 보급은 금속활자 발명만큼이나 획기적인 사건이다. 문자로 사고하던 세상에 현실과 닮은 영상을 통해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 세계사에 획을 그었기 때문이다. 지난 81년 M-TV 개국은 이러한 토대에 횃불을 당긴 또 하나의 이벤트였다. 이제 음악도 영상과 함께 이야기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그래서 M-TV로부터 세례받고 성장한 세대를 본격적인 영상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이 주도하는 21세기, 영상의 문법을 이해하는 건 문화 이해이고 문화 이해는 세상과의 소통방법 터득이다. 문화 저변 확대가 영상문법이나 문화콘텐츠 등을 통한 의사소통법의 이해도 확산과 동일하게 이해돼야 하는 까닭이다. 각 시·군이 미디어센터를 운영해야 하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경제 성장을 위해 문맹률을 낮춰야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영상매체 이해도(Media Literacy)를 높임으로써 문화적 차별을 없애는 게 경제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물론 경기도 경제 발전을 위해선 우수한 문화콘텐츠 기업들을 육성하고 국내외 유수의 문화콘텐츠 기업들을 유치해야 한다. 민선3기 최대 업적중 하나가 국내외 유명 IT기업들을 유치한 것이었다면, 민선4기 과제중 하나는 국내외의 우수한 CT(Culture Technology)기업들을 길러 내고 유치하는 것이다. 제조업의 1.5배에서 많게는 3배에 이르는 고용유발계수의 문화콘텐츠산업이 경기도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고 한계를 드러낸 제조업에서 문화와 관련된 사업으로 이동하는 미래경제모델에 적절하게 대응하는데 문화콘텐츠 기업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법과 제도, 그리고 자본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 하나 명심해야 할 건 지방자치단체 역할이다. 각 시·군도 나름의 장점을 살려 특화된 영역으로 개발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문화콘텐츠산업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시·군이 영상단지 조성으로 살아 남을 순 없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면밀하게 분석한 후 현실에 맞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양·파주의 영상 클러스터와 성남의 게임 클러스터, 부천의 만화영상 클러스터 육성방안 등은 이같은 고민들을 토대로 추진될 사업이다. 물론 그 목표는 문화적 차별 없고 일자리 걱정 없는 잘 사는 경기도를 만드는데 있다.

/김병헌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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