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청계천 바닥에 물이끼를 고압 물호스로 청소하는 TV 뉴스를 보고 씁쓸했다. 하천을 감상용 실내 수족관으로 생각하고 관리하는 게 아닌지? 국민소득 증대로 국민들의 생활문화의 질이 높아지면서 하천이나 호소 등 물환경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이에 비해 매스컴이나 환경단체 및 정부마저도 환경을 올바로 알리는 노력은 부족하고 잘못 알려 괜한 불안감과 물에 대한 불신을 조성하고 무모한 환경목표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흔히 하천의 수질 오염도를 말할 때 지표로 사용하는 1등급이나 2등급 등의 기준은 지난 78년 일본의 기준을 모방해 마련했다. 이 기준중 매스컴이나 정부가 가장 중요시해 발표하는 항목이 유기물질, 즉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이다. 우리의 하천 1등급 기준은 BOD 1㎎/ℓ 이하로 이 정도는 수질오염원이 거의 없는 산간 계곡수 정도이며 간단한 여과만으로 마실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나 영국 등 선진국의 최상급 물의 BOD 기준은 3㎎/ℓ 이하이며 미국은 BOD 기준이 없다. 대신 선진국은 생물학적 물환경 평가기법과 유해물질 등을 종합, 수질상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평가지수를 개발해 사용, 국민들에게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들은 수질이 BOD 1.5㎎/ℓ이어도 1등급에 50%를 초과한 상당히 좋지 않은 물로 생각하며 유해물질이 미량으로 검출돼도 농도에 관계없이 기준 이상으로 중독됐을 때 병리현상만을 보도하고 있다. 1급수가 아닌 물은 정수 처리해도 좋지 않은 물일 수밖에 없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어 가정에서 수돗물을 별도의 정수기로 처리하거나 생수를 구입, 마시고 있다.
정부도 팔당 상수원의 수질목표를 1㎎/ℓ 이하로 정하고 8년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도 수질을 개선하지 못했다. 우리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우며 오해할 수 있는 기존의 수질환경기준을 개선, 우리 수계 특성에 맞고 물 환경 질을 적절하게 나타낼 수 있는 물환경 평가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있으며 새로운 기준은 알기 쉽고 좀 더 과학적인 정보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작은 플랑크톤과 물고기 등이 서식하고 아이들이 멱을 감을 수 있으며 어떤 지역은 음용수로 사용하고 낚시 등 레저활동도 할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가꾸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종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