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우리나라 전통식품 김치

김종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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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고 먹을 만한 ‘먹거리’가 없다? 그럴만도 하다. 아토피 과자, 중국산 표백제 꽃게, 말라카이트그린 장어, 기생충·납 김치 등 사방에 부정·불량식품 관련 소식들이 매일 뉴스 첫 머리를 장식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구나 전문적인 식품위생 정보를 공유하지 못한 선량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한건주의식의 과장된 발표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치명적인 손해와 불신감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식품파동으로 우리의 대표 식품인 김치가 평가 절하된다면 이는 더 큰 피해가 아닐 수 없다.

김치는 주 원료인 절임 배추에 고춧가루, 파, 마늘, 생강, 무 등 갖가지 양념과 동물성 재료인 젓갈을 버무린 뒤 저온에서 발효시켜 만든 전통 음식이다. 김치는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배추 김치 25종, 무 김치 62종, 오이 김치 10종, 채소 김치 54종, 해조류 김치 5종, 동물성 재료를 사용한 김치 21종 등 무려 187종으로 방대함이 가히 김치의 종주국답다. 이러한 김치엔 우리 몸에 좋은 칼슘, 인, 철분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A·B·C 등 각종 영양성분들이 가득해 고기나 인스턴트 식품 등으로 혈액이 산성화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최근에 밝혀진 효능을 보면 김치의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 효과가 강사욱 서울대 교수 연구로 입증됐고 이를 미국 내 ABC 등 100여 신문·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치는 다이어트에 좋은 저칼로리 식품이다. 김치에 들어 가는 다양한 채소들은 열량이 적고 특히 고추에 있는 캡사이신 성분 체지방 연소효과는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외국에서 김치 인기가 치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화와 항암효과도 매우 우수하다. 김치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노화 억제 및 면역 기능 등을 증진시키고 숙성되면서 증가하는 각종 유산균들은 장에서 다른 유해균 작용을 억제해 이상 발효와 대장암 등을 예방한다. 부재료인 마늘의 아리신 성분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촉진시켜 생리대사를 활성화시키고 각종 젓갈류는 단백질의 공급원이 된다. 이처럼 우수한 효능들을 갖춘 김치는 우리의 소중한 식품유산이다. 채소를 오래 저장하기 위해 김치란 독특한 저장·발효식품을 개발한 조상의 슬기에 늘 감사해야 한다.

/김종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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