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략은 선거운동을 추진하기 위해 수립된 전반적인 계획이다. 예를 들면 어떤 선거운동으로 유권자들을 가장 잘 포섭할 수 있을 것인가. 또는 어떤 쟁점을 강조해야할 것인가. 그리고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고 후보자는 시간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선거운동 관리와 조직 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점에 역점을 두면 상대 후보자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인지 등 여러 문제들이 고려된다.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각종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공약들을 평가하는 SMART기준을 만들어 채점하고 있다. 지난 대선때 선거공약 개발위원으로 참여해 봉사도 해보았지만 자칫하면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될 소지가 높다. 문제는 후보자든 유권자든 시대 흐름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기대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중앙집권의 막강한 힘 앞에 구조적으로 정치담론이 거창해져 왔다. 정치의 민주화나 남북통일문제, 사회제도개혁, 역사바로잡기, 과거사 청산 등과 같은 추상적이고 거시적인 공약이 난무해 온 게 사실이다.
거시와 미시는 경제학에서 많이 쓰는 용어이다. 거시 경제는 국민경제 전체를 다루는 투입과 산출 또는 세입과 세출 등을 다루고 미시 경제는 기업이나 가계와 같은 개별 주체 경제현상들을 다룬다. 거시 회계는 국민소득회계와 국제수지회계 등을 다루지만 미시회계는 기업회계와 정부회계 그리고 가계회계 등을 다룬다. 정치도 거시 정치와 미시 정치 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념이나 민주화같은 내용들이 거시 정치라면 민생현장을 다루는 건 미시 정치다. 국민들은 한국적 거시 정치에 대해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아마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거시적인 공약으로는 국민들의 미시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서민들은 한끼 식생활이나 거주하는 가정과 지역의 쾌적한 주거환경 그리고 단란한 가족중심 문화생활 등에 더 관심이 많다.
자치단체는 주민들이 낸 세금의 투명한 집행 감시와 일자리 창출능력, 정부는 세계적인 기업을 육성해 1등 제품을 생산하고 국민들이 노후를 걱정하지 않을 복지국가 구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공약 등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 신인은 때도 덜 묻은데다 사고의 유연성도 뛰어 나고 참신하다. 유권자들이나 후보자들 모두 거시 정치 종말을 직시해야한다.
/김경수 경원대 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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