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거를 잊고 살아간다.
얼마 전 MBC 수목드라마 ‘궁’에서 묘사된 새로운 우리의 과거가 참 기풍이 있었다. 현대판 퓨전 왕실을 재현하고 화려한 의상 소품들이 바쁜 우리의 시선을 끌었다. 세트장은 오산에 위치한 부지 700평 폐공장을 개조해 만들어진 것이며 제작비 15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궁’안을 장식하고 있는 소품비용만 해도 40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야인시대’ 세트장처럼 관광 코스나 외국인, 어린이 등이 관람해 한국의 고유 정서를 알리는 것도 괜찮을듯 싶다.
과거의 아픔은 잊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산책에 도움될 수 있는 아름다운 우리 것들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외국인들의 한류에 대한 매력을 좀 더 부각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가족들끼리 왕의 위치를 놓고 자리 다툼하는 옛 우리 왕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 다툼이 아주 우아하고 부드럽게 재현됐고 현실을 무시하지 못하는 조직의 위치에서 나름대로 인내하는 모습과 자리를 지킬 줄 아는 한국인의 순수성이 깊이 내재돼 있었다.
역사의 변화가 한 시대를 열어 가면서 너무나 급변하는 현실에서 오히려 왕실에서 현 시대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어 보였으며 옛 것에 머물고 싶지만 변화하는 세상 물결에는 장사가 없다는 점도 느꼈다.
어른들이 왕실의 전통을 살리고 이어 가려고 노력하는 엄숙하고, 밥은 굶어도 품위는 잃지 않으려는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에 비해 달라지는 후손들은 기본의 틀을 깨고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는 연기에서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모습들도 엿볼 수 있었다.
우리의 문화재산 가치는 참 다양하고 볼수록 깊이가 있다. 이젠 여유를 갖고 우리의 문화나 풍습 등을 토대로 경제적인 가치를 창조하는데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가 세계인의 가슴을 열게 하고 느낄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듯 싶다. 디지털시대 한국의 매력과 옛 것을 잘 접목시켜 현대인들을 울리고 웃기는 희노애락의 고차원적인 지식산업으로 창출해 내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이 규 연 인천여성CEO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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