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신세대 언어 이모티콘

세계유산 중 세계기록유산으로 세종대왕이 만들어 반포한 훈민정음이 지정된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훈민정음’(訓民正音)은 백성을 가르치는 올바른 소리란 뜻으로 세종은 그때까지 사용되던 한자가 우리말과 구조가 다른 중국어 표기를 위한 문자체계이기 때문에 많은 백성들이 배워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 해 세종 25년(1443년) 우리말 표기에 적합한 문자체계를 완성하고 ‘훈민정음’이라고 명명했다.

e-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받아 보면 뜻도 의미도 모를 문자 때문에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다 알겠지만 ‘&’, ‘-_-’, ‘OTL’, ‘OTZ’ 등이다. 이를 이모티콘이라고 하는데 이는 감정(Emotion)과 아이콘(Icon) 등의 합성어로 컴퓨터 자판의 문자와 기호, 숫자 등을 적절하게 조합해 미세한 감정이나 특정 인물, 직업 등의 의미를 전달하는 사이버공간 특유의 언어다. 채팅할 때나 e-메일 등에서 수시로 등장하기 때문에 이를 모르면 상대방이 어떤 의사를 나타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모티콘은 최초로 80년대 미국 카네기멜론대 재학생 스코트펠만이 사용했으며 ‘Smiley symbol’이라고도 한다. 현재 사용중인 이모티콘은 2천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미 지난 2001년 7월 12일 개정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이모티콘이 정식으로 포함될 정도다.

언어엔 6가지 특성이 있다. 기호체계로 이뤄진 기호성, 스스로는 뜻을 갖지 않는다는 자의성, 새로 태어난다는 창의성, 사람들 간 약속에 의한 사회성, 말은 바뀐다는 역사성, 일정한 법칙을 지닌 법칙성 등이 그것이다. 물론 언어는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수단일뿐이다. 하지만 이처럼 편리함만 추구, 신세대들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이모티콘을 보자니 올바른 언어 사용에 대한 안타까움과 세대차를 느끼며 신세대들의 한글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요즘 이와는 반대로 한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순순한 우리말 중 들어보지도 못했으며 전혀 뜻도 알 수 없는 단어들도 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깜냥이나 바투, 몽니, 허투루, 휘뚜루마뚜루 등의 한글이다. 한글에 대한 애착을 갖고 사용하는데 좀 더 신중을 기해야겠다. 아울러 이 시점에서 언어가 민족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 담고 있다고 볼 때, 또 한글의 우수성을 고려해 볼 때 아직 모르는 아름다운 한글도 많은데 너무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건 한번쯤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정 상 훈 수원여대 대외지원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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