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90년 대만의 농업시장 파악을 위한 출장길에서 만난 대만의 국장급 농업관계자가 내게 한말을 잊을 수가 없다.
“한국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을 보고 이제 우리 대만은 영원히 한국을 따라 잡을 수 없겠구나! 하고 생각 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모처럼 결집된 민족의 에너지를 국가발전 동력으로 이어 나가질 못하더군요”
1988년 우리나라가 올림픽을 치를 당시 국민 1인당 GNP는 비슷한 수준이었으므로, 그 사람의 입장에서 우리나라를 경제적 경쟁상대로 보았던 것 같다.
그 때 그의 말은 2002년 월드컵 축구에서 우리 자신조차도 놀라와 했을 만큼 우리국민의 위대한 화합을 세계만방에 알리게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들려왔다. 이번만은 결집된 우리 국민의 힘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되어야 할 텐데….
금년 들어 외국의 수입쌀이 우리 시장에 선 보이게 되어 우리 쌀과 수입쌀이 국민 앞에서 선택 받게 되었다. 필자는 우리나라가 기후와 위도 상으로 세계 최고의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지역임을 수차례에 걸쳐 언론 매체를 통해 밝힌 바 있는데, 이러한 세계 최고급 쌀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농업인들에게 자긍심을 갖게 하는 한편 우리 국민들에겐 우리 쌀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하여 작년에 ‘탑 라이스 생산 프로젝트’를 마련하여 추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몇 십년간 지어 왔던 농법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이 겠는가?
일제시대의 억압된 분위기 속에서도 줄모(苗)내기가 정착되는데도 10수년이 걸렸다는데, 이제껏 kg당 얼마씩 하는 무게 중심 가격 정책으로 증산 위주의 농사를 지어 오던 분들에게 고품질 생산을 위한 탑 라이스 생산 매뉴얼 대로 농사를 짓게 한다는 것이 어디 그게 말처럼 쉽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탑 라이스 생산의 필요성과 목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니, 이제껏 습관적으로 비료를 많이 주는 것을 막기 위하여 농업인 스스로 논 가운데 감시 카메라 까지 설치하는 등 2002년 월드컵에서 보여준 민족의 열정으로 이제껏 경기미·호남미 등 지역 브랜드 수준에 머물러 있던 우리 쌀의 품질 수준을 세계 최고급 수준인 단백질 함량 6.5%이하, 완전미 비율 95%이상의 탑 라이스를 전국 8개도에서 생산 하는데 성공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제 농산물의 경쟁에서도, 2006년 월드컵 에서도 다시 한번 우리 민족의 위대함이 맘껏 발휘 되기를 바란다. 오, 필승 코리아!
/이 충 현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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