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뉴스는 온통 한가지로 채워지고, 우리 국민 3명만 모이면 모두 다 생물학자가 된듯하다. 이 정도로 온 나라 온 국민이 공통 관심사를 갖고 이렇게 긴 나날을 보낸 일은 일찍이 없는듯 하다. 이 와중에 생각나는 단어가 창작의 고통 또는 창조의 고통이다.
지금부터 2천50여년 전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넘으로써 로마제국이 창조됐는데 이처럼 카이사르가 부하들과 함께 루비콘강을 건넘으로써 로마와 주변에서 얼마나 많은 동족들이 피를 흘려야 했던가.
20일이 된 수정란 속에선 엄청 난 몸부림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아직 세상 밖에 나오지 못한 병아리가 혼신의 힘을 다해 껍질을 깨야 나오는 한 마리의 병아리, 하나의 생명체가 되는 것이고 만약 깨지 못한다면 곤계란이란 이름이 붙여져 시장 좌판에서 막걸리 안주로 팔리는 운명이 된다.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어 본 일이 없는 최초의 것을 만들려니 온 나라와 전 세계 과학자들이 들끓고 있다는 느낌이다.
과학에는 문외한인 필자이고 보니 틀린 얘기라면 독자분들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리라 믿긴 하지만 아쉬움이 있다면 발명과 발견이란 창작이 과학에선 저렇듯 많은 이들의 관심 대상인데, 예술인들의 창작품엔 왜 이렇게도 요즈음 날씨와 같이 얼어 붙었을까? 인간 세상의 물질적 풍요를 제공하는 과학이기에 관심이 많고 예술품은 그렇지 않아서인가.
오늘 어느 결혼식에서 들은 주례사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인간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행복의 조건 두 가지중 첫째는 건강이고 둘째는 마음의 평화입니다. 멋지게 차려입고 찍은 신랑 신부의 사진 양 옆에 다른 것 다 치우고 가장 좋아하는 그림 두 폭을 걸어 놓고 좋은 때도 바라 보고 힘들 때도 바라 보고 싫증날 때도 바라 보세요” 인간의 행복은 결코 물질에서 오는 게 아니다. 정신세계에서 오는 것이다. 한자의 기초공부에 쓰이는 천자문의 다른 이름이 백수문-천자문을 만드신 분이 천자문을 완성하자 머리가 하룻밤새 하얗게 됐다는데서 유래- 이듯 책 한 권, 그림 한 폭이 세상에 나올 때까지 작가분들이 혼신의 힘을 다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 마음에 큰 영향을 주는 예술품에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이 모여 지기를 바라며….
/최 수 아 수아아트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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