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경기지역 문화예술회관 공동제작 프로젝트 창작뮤지컬인 ‘로미오와 줄리엣’이 드디어 오는 25일 과천시민회관을 시작으로 8개 지역 공연장 무대에 올려진다. 이 작품은 21세기형 록뮤지컬의 스탠더드로, 올해 문화관광부 우수기획공연사업으로 여러 가지 의미가 많은 작품이다.
국내 뮤지컬시장에 순수 창작뮤지컬로 승부를 걸어 보는 이 작품은 경기지역 8개 극장(과천시민회관 의정부예술의전당 부천시민회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안양문예회관 고양어울림극장 군포문화예술회관 오산문화예술회관)이 국무총리복권위원회의 복권기금 지원금과 각 문예회관 예산을 공동 투자, 기획, 제작한 대형 프로젝트다. 이처럼 지방문예회관들이 처음 시도해 보는 공동제작은 문예회관의 부족한 프로그램을 개발, 프로그램의 질적 성장을 키우고 공연장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공연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에서 시도됐다.
국민문화향수 수요는 급증하고 문화의 다양성이 증가하므로 인해 정부의 예산 지원대상분야가 더욱 다양해지고 자연히 지원범위는 확대되며 단위사업당 지원규모는 적어지고 분산될 수밖에 없다. 또한 문화부문의 재정과 지출은 경제사정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이다. 굳이 다른 문예회관을 살펴보지 않고 부천문화재단만 봐도 문화사업의 자체예산이 부족한 편이어서 의지만으로 자체 제작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문예회관 실무담당자들이 혼자 하기에 버거웠던 제작사업을 극장단위 공동투자제작으로 이끌어 냈다.
우리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란 말이 있듯 함께 하는 일은 수고로움도 덜어지지만 거둬 들이는 만족감은 배가되는 것 같다. 바로 창작뮤지컬인 록뮤지컬-‘로미오와 줄리엣’이 그 예에 속한다. 최근 각 지자체가 크고 멋진 공연장들을 개관하고 문화를 전담하는 기관들이 속속 만들어지는 외형상의 문화풍요 속에서도 각 지역 문예회관들은 부족한 예산으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공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완성도가 낮은 작품으로는 흥행이 보장이 되지 않아 자연히 공연장의 연간 가동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단순 대관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공동투자제작은 공연장들이 안고 있는 문제해결과 동시에 지역문예회관의 사업기획능력을 높이고 중앙에 비해 경제력이 약한 지방에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 공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지역간 문화불균형 해소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생활의 질적 향상으로 문화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제 지역의 문화욕구는 분명 예전과는 다르다고 본다. 이러한 시점에서 각 문화예술기관들은 그들의 욕구를 찾아내어 충족시켜 주고 나아가 그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공연을 제공할 수 있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좋은 공동투자제작이 지역간에 지속적으로 확대돼 각 문화예술기관 역할을 충실히 할뿐 아니라 지역주민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공연을 제공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박 두 례
부천문화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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