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출시한 신상품들을 눈여겨 보면 디자인이나 색상이 종전과는 파격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신상품을 알리기 위한 광고기법도 종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얼마 전 출시한 한 캐주얼의 경우, 기성세대 입장에선 차마 눈을 뜨고 보지 못할 강한 색채에다 여기저기 찢어진 파격적인 디자인, 소위 감성캐주얼이란 제품이 나왔는데 출시되자 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제품의 TV광고 역시 제품의 특징이나 실용성 등을 강조하던 종전과는 달리, 감각적인 영상을 통해 소비자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소 감성적인 방식으로 제품의 특성을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하는 소비심리가 이성에서 감성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한 은행이 새로운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하면서, 판매실적중 일정 금액을 국악 발전에 후원한다는, 소위 사람들로 하여금 문화예술에 대한 감성에 호소하는 신상품을 내놓자 해당 상품 가입자수가 엄청나게 불어 났다는 소식도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소비심리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몇년 전 사회학자들은 21세기를 일컬어 산업·정보화시대에서 문화·감성시대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 예상이 어느새 다가온 느낌이다. 이미 학부모들 사이에선 지능지수(IQ)보다는 마음의 지능지수인 감성지수(EQ)의 중요함을 알고 자녀들의 감성지수를 높일 수 있게 갖가지 묘안을 찾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실제 EQ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슬픈 일이 있을 때 눈물을 흘릴 줄 알고 기쁜 일이 있을 때 드러 내놓고 웃을 수 있는 그런 감정을 뜻한다. 다시 말해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도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분명 정서불안과 EQ 결핍이 주요 원인일 것이다.
모름지기 본격 감성시대다. 감성이 풍부한 사람만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영위하고, 무엇을 하든 성공의 밑거름이 되는 그런 시대다. 아이 때부터 감성지수를 높이는 훈련을 시작하자. 무덤덤하고 메마른 감정에 감정을 불어넣는 일…. 아이들에게 공연을 보게 하고 전시장을 자주 찾도록 해보자.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가 웃고 울도록 해보자. 올 겨울은 온 가족이 다정히 손잡고 가까운 공연장을 찾아보자. 이제는 감성시대다. EQ!
/이 두 철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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