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지속가능한 개발’의 이해

요즘 우리는 사회 각계로부터 ‘지속가능한(sustainable)’이란 단어를 빈번하게 접하게 된다. 이는 이미 우리 사회 속에 지속가능성 시스템이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의미하지만 ‘지속가능성’이란 단어가 갖는 개념은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1972년 스톡홀름회의가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를 중요시했다면, 1992년 리우회의는 환경과 개발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상호공존을 모색하는데 중점을 뒀다. 절대적인 세계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인류의 생활수준 향상욕구는 필연적으로 경제 개발 가속화를 수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구의 환경 오염이 갈수록 악화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 오염을 극복하고 동시에 인류의 장기적인 성장과 번영을 이룰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된 게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 개념이다. 이 개념은 ‘지속가능성’과 ‘개발’이란 상반된 두 개념을 연관시켜 무분별한 성장우선주의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미래세대가 그들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개발은 하되 지구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개발과 보전이란 표면적으로 상반되는 개념과 논리 충돌로 많은 반목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일부 환경활동가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이 모순논리라고 주장하면서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파괴하기 위한 구실로 사용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이 미래에 대한 필요 이상의 과잉 반응으로 경제성장의 희생을 야기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첨예한 대립과 두가지 주장을 조화시킨 결과가 바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이다. 장기적으로 경제적 발전이 기여하는 건강한 환경을 성취·유지시키면서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고 재축적할 수 있는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는데는 사회 전체가 공헌하고 노력하는 것은 물론 반복적인 일상활동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공동의 이해가 필요하다. 비록 상호대립적인 선택대안들은 수많은 경제적, 환경적 그리고 사회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종종 갈등을 야기하지만 무엇이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선택대안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미래사회에서도 균형과 지속을 가능케 하기 위해선 많은 어려움과 희생이 따른다. 이러한 노력과 희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황 경 철 동남보건대학 환경생명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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