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내 마음의 디자인

꿈 많고 호기심 많던 사춘기때 한번쯤 생각해 보았던 의문이 있다면 사람이란 무엇인가, 왜 사는가, 나는 누구인가 등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며 파스칼도 ‘생각하는 갈대’라고 정의했다. 전혀 다른 이 두 개의 정의에서 하나의 공통점은 바로 사람의 몸은 한없이 나약하다는 것이다.

약한 힘에도, 저항 없이 부러지는 갈대와 같이 허약해 혼자선 도저히 살아 나갈 수 없으면서 사회를 만들고 그 조직의 일원으로 지탱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심하게 아파 본 사람은 인간의 육체가 가진 허약함을 뼈저리게 인식하겠지만 그래도 인간은 지금 지구의 주인으로 살고 있다.

그렇다면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학자에 따라 여러가지 정의를 내리지만 필자는 한마디로 마음이라 정의하고 싶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는 게 바로 마음이고 이 마음의 발전이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해결하지 못하는 숙제중의 하나가 교육문제다. 매년 그 문제와 대안이 이슈로 등장하지만 명쾌하게 이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 이슈를 조금은 긍정적으로 보면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기술과 기능을 가르치는 게 교육의 전부가 아니라 사람과 짐승을 구별하는 마음의 힘과 크기를 키워 주는 과정이기에 정답이 없는 게 아닐까. 수치로 나오지 않고, 도형으로 만들 수 없는 게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심성의 크기는 꼭 학교에서만 만들어 지는 게 아니다. 졸업하고 가정을 꾸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마음의 크기가 줄었다 커지길 반복하고 있다.

동네마다 도서관이 있고, 화랑이 있고, 야외무대가 있는 나라들이 인류문명과 문화의 선진국이 되고 있다는 것도 어쩌면 마음의 크기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주변에 많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도 지천명의 나이에 작은 공간이지만 화랑을 만든 건 우리들 마음의 크기를 키워 주기 위함이다. (현재 방문객의 추세를 보면 조금은 아쉬움이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독자들에게 내면의 디자인에 관심을 가져 보라고 권하고 싶다.

“느낌은 영원까지 영향을 미치고 어디서 그 영향이 끝날지 아무도 알수가 없다”는 말처럼 단 한사람이라도 더 좋은 느낌을 가져 가 마음을 키우는 게 화랑이 문을 연 이유일 것이다. 이 가을 내 마음의 디자인을 무엇으로 채색할지 한번쯤 생각해 보자.

/최 수 아 수아아트 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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