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디’로 일컬어지는 중국인의 국민성, 우리는 이 ‘만만디’를 그들의 흉허물인양 여기며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작금에 들어 그들에게 있어 이 말은 흠이 아닌 여유로움 속에서 묻어나온 생활의 지혜라 여겨짐은 어인 일일까?
필자가 지난 여름 중국 천하절경이란 황산을 트레킹하면서 느낀 소회를 이 지면을 통해 풀어 본다. 황산 대협곡을 트레킹하면서 제일 먼저 느낀 점은 오랜 기다림을 기꺼이 수용하며 즐기는 중국인들의 여유와 단체여행객은 물론 그 어느 누구에게도 할인하지 않는 공평함이었다.
또한 우리 나라와는 다르게 험한 등산로를 따라 놓여 있는 쓰레기통과 항상 관리하는 많은 인력으로 청결함이 유지되고 있는 모습은 우리의 등산로 구석구석에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인상을 찌푸리던 기억과 장마 때 강으로 흘러 드는 쓰레기 더미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비교되는 등산로 관리시스템이라고 생각됐다.
이것은 15억에 가까운 국민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국정부의 노력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버스여행중 보았던 도로공사에서도 중장비로 할 것도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매달려 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국민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하니 ‘이태백, 사오정, 오륙도’라는 유행어가 생긴 우리의 실정과 비교하면 어느 누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서해 대협곡에 설치된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오를 수 있도록 계단과 설계에 12년, 공사기간 9년이란 서두르지 않는 그들의 느긋함과 치부라 할 수 있는 곳은 개방하지 않고 자랑할만한 곳만 개방해 자기 나라의 위상을 높이려는 정책적 판단은 유치하고 보자는 우리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
수도 이전과 부동산정책 등은 물론 지속적인 정책 추진으로 청소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줘야 할 교육정책에 이르기까지 우리 전부가 추진하는 졸속적인 행정 행태를 보면서 이웃 나라의 눈부신 변화가 못내 부럽기만 하다. 과거사를 들춰 내 역사를 바로 잡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나 공정한 잣대에 의한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과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주길 국민들은 원하고 있음을 정책 입안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과거 우리가 흉을 보던 ‘만만디’란 국민성, 중국인들은 이것을 바탕으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솟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고 이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조 용 호 道교육위원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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