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진실한 약속을 목말라 한다

유태인으로 세계적인 임상병리학자인 브리즈니츠는 인간의 희망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스라엘 육군 훈련병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병사를 4개조로 나눠 완전 군장을 하고 20㎞를 행군시키는데 각 조마다 조건을 다르게 제시했다. 1조에게는 출발할 때 행군거리를 미리 알려주고 매 5㎞마다 앞으로 얼마의 거리가 남았다고 예고했다. 2조는 행군거리를 알려 주지 않고 지금부터 먼 거리를 행군하겠다고 말했다. 3조는 12㎞를 행군하겠다고 말했다. 14㎞ 지점에서 20㎞를 행군한다고 변경·통지했다. 4조는 25㎞를 행군한다고 말했다 14㎞지점에서 원래 행군거리가 20㎞였다고 말해줬다.

행군이 끝난 후 각조의 병사들이 받은 스트레스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1조의 병사가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것으로 나왔고 막연히 걸은 2조가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는 예상거리보다 짧게 행군한 4조가 예상 거리보다 먼 거리를 행군한 3조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브리즈니츠 박사는 “나쁜 소식이 행군에 큰 지장를 일으키지 않았다. 3조 병사들은 화가 났지만 추가된 거리를 넉넉히 걸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예상하고 있던 거리 보다 감축됐다는 소식을 들은 4조 병사들은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갑자기 왔던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적용된다. 고난이 결코 우리를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공허한 약속이 우릴 힘들게 한다.

지도자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때 백성들은 어렵더라도 넉넉히 이겨내지만 지도자들이 약속을 했다 말을 자꾸만 바꿀 때 백성은 힘들어한다.

지금 경기도에도 보궐선거로 뜨거운 동네들이 있다. 이곳에 사는 시민들은 헛된 약속보다는 어렵더라도 진실한 공약에 목말라한다. 지도자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문 병 하 장암종합사회복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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