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지구촌의 위기

지구촌에 잇단 자연의 대 재앙이 몰아닥치고 있다. 지난 8일 리히터 규모 7.6의 강진이 파키스탄과 인도 접경지역인 발라코트를 강타하면서 도시 전체가 초토화되어 파키스탄에서 4만명, 인도에서 650여명 등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25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같은날 중남미지역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멕시코, 콜롬비아 등지에서도 허리케인 ‘스탠’이 덮치고 지나가 수천명이 숨졌고 수십만명이 고립됐다.

지난 8월말에는 미국 남동부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에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휘몰아 쳤으며, 이 ‘카트리나’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허리케인 ‘리타’가 도시를 삼켜 버려 공식 사망자수만 해도 1천209명에 이르고 ‘카트리나’ 피해지역 복구에 3천억달러, 리타 피해복구에 1천억달러 등 천문학적인 복구비가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라질 아마존 일대에선 최근 60년만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 사태로 강물이 말라 붙으면서 수상교통수단이 마비돼 일부 지역이 고립됐으며 식수 및 식량 부족과 질병 확산 등으로 마을 수백곳이 사실상 재앙을 맞고 있다.

환경학자 및 기후학자들은 이러한 인류 대재앙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기후 온난화 문제에 관한 최신의 정보를 축적해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보고서에 의하면 앞으로 특별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지구 전체가 평균적으로 10년마다 약 0.3℃, 2025년까지 약 1℃, 21세기말에는 약 3℃의 기온 상승이 유력하다.

미국 국방부는 “20년 안에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네덜란드 헤이그 등의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기고, 북극 빙하가 녹아내림으로 해류 순환에 변화가 생겨 영국과 북유럽이 시베리아성 기후로 변화하면서 전 세계적 기아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균 해수면의 상승과 함께 뉴욕이나 도쿄같은 연안 저·습지대 대도시들이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으며 해안지대에 대한 이러한 사태를 방제하기 위한 비용이 많아질 것이고 해발고도가 더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환경난민 수백만명을 발생시킬 것이다. 또한 가뭄, 태풍, 홍수 등의 기상이변이 속출할 것이고 전 세계의 삼림이 황폐화되며 강수의 지역편차로 인한 갈수기의 빈도증가와 수종에 따른 생육지역의 변화가 초래된다.

이같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나서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에 따른 경제적 부작용에 대비하면서 지구를 구하는 일에 적극 나선다면 극복이 가능하다.

/황 경 철 동남보건대학 환경생명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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