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역사는 돌이킬 수 없는 것

얼마 전 인천자유공원이 많은 내방객들로 인하여 매우 북적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뼈아픈 과거의 진실을 간직하고 있는 그 곳을 지키려는 자와 부수려는 자들이 모여 서로 힘 겨루기를 하였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다.

왜 과거를 부정하려 하는가? 6·25는 분명 적화통일을 바라는 김일성을 비롯한 공산세력의 음모에 의해 저질러졌고, 그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였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세상이 변하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를 침략하여 짓밟고 고통을 안겨준 그들을 반기고, 우리를 도와준 우방을 모욕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한국전쟁에서 우리를 도와준 대표적인 우방국중 하나인 영국대사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 철거논쟁은 연합군의 노력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인터뷰를 하였다. 미국에서도 철거하려면 가져가겠다는 뜻을 전하였다고 한다.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전쟁을 직접 겪은 기성세대의 낡은 사고라 할 수도 있겠으나 그들의 만행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말할 자격도 없다고 한다면 지나친 독설일까? 온 국토가 붉게 물들기 직전에 전쟁사에 길이 남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킴으로써 우리나라를 구한 전쟁영웅이 급진적인 사고를 지닌 집단에 의하여 매도당하는 것을 보니 가슴 아프기 한량없다.

6·25를 통일전쟁이라고 말하는 그들은 과연 아이들을 어떠한 관점에서 가르칠 수 있는지 묻고싶다. 나름대로 가치관이나 이념정립이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남침을 통일전쟁이라 치부할 수 있는 것인지? 만일 유엔의 참전이 없었다면 지금쯤 우리나라는 어떤 지경에 이르러 있을 것인지 상상이나 해 보았는지?

자신의 이념과 다르다 해서 생각이 다른 집단을 부정하고 매도하여 적대시하는 것은 그릇된 생각이다. 이념도 국가가 존재할 때 가능한 것이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민주국가에 살고 있어 가능함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집착하여 있는 사실을 왜곡하고,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시키려는 독선적 행태에서 벗어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포용력 있는 삶과 냉철한 사고가 필요한 시대라 생각된다.

/조 용 호 경기도교육위원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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