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秋夕)이었다. 음력으로 8월 15일인 추석은 한가위, 가위,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한다. 추석에는 햅쌀로 밥을 짓고 송편을 빚으며 새 옷이나 깨끗이 손질된 옷을 입는데 이것을 추석빔이라고 한다. 추석날 아침에는 차례를 지낸다. 제수는 햅쌀로 만든 메, 떡, 술 등과 오색 햇과일로 마련하는데 이것을 천신(薦新)이라 한다.
또한 추석에는 세시풍속으로 전승된 여러 가지 행사와 놀이가 행해진다. 사람들은 농악과 춤으로 흥겹게 지내는데, 한 마을에서 편을 가르거나 마을끼리 편을 짜서 하는 줄다리기는 널리 행해지는 놀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예부터 추석은 가을의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사람들의 마음 또한 보름달 같이 넉넉하고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명절이었다.
하지만 올 해 추석은 예년과 달리 지표경기와 따로 노는 최악의 체감경기와 여느 때보다도 짧았던 연휴로 인해 고향 방문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많은 추억이 어린 고향을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적어도 올해 만큼은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풍요롭고 가슴설레게 했던 추석 명절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가득했다는 사람들도 있다. 하루 하루 버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번 추석이 고통으로 다가온 것은 아마도 서민들의 가슴을 짓누른 최악의 경제상황 때문일 것이다.
매스컴을 통해서 정치인들이 추석을 맞아 귀향활동을 벌이고 돌아와 전한 말도 여야 할것 없이 모두가 썰렁하고 비탄에 빠진 국민들의 민심을 느끼고 돌아왔다는 보도를 접하며 이 나라의 선량들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위민정치’를 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거 때면 출마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국민들이 편안하게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이구동성’으로 약속하고 있으나 과연 그 같은 초심을 정치활동에 반영하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될지 묻고 싶다.
지난 IMF 위기 때 장롱 속에 곱게 간직했던 금붙이를 내놓으며 국가 위기를 극복하려 동참했던 선량한 우리 국민들, 전쟁 폐허 속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국가재건에 앞장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국민들을 위한 바른 정치를 펴줬으면 하는 바람이 한가위를 보내는 민초의 작은 바람이다.
내년 추석 명절에는 모두가 넉넉한 마음으로 고향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함 홍 규 경기도생활체육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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