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젊은 생각

선선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칠 때면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러나 실험적인 작가들의 전시는 예외로 그러한 기대는 아예 접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실험적이라는 것은 젊다는 것도 있지만 이해하기 힘든 것일 수도, 자신과는 안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나 피곤함을 달래려는 사람들에게 어렵고 이해하지 못하는 작업을 본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보면 고역이며 오히려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일일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일반사람들은 예쁘고 이해하기 쉬운 그림이나 작업을 원한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늘 일반적인 것은 앞으로 전진하기 보다는 그 자리에 머문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예쁜 그림은 우리에게 스트레스나 피곤함으로부터의 해방을 주기도 하지만 톡 쏘는 맛이나 폐부를 찌르는 듯한 느낌은 없기 때문이다.

실험적인 젊은 작가들은 늘 고민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일반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그의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늘 궁핍하고 우리의 문화 환경에 있어서는 늘 변방인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면에 있어 상업화되고, 상업적인 면에서는 그들의 진정한 가치가 당장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상상력 덕분에 얻어지는 삶의 아이디어와 가능성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앞서가는 생각, 머무르지 않는 실험정신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과 투자는 그래서 꼭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많은 젊은 작가가 자기 자리를 찾기도 전에 작업무대에서 스러지는 것을 본다. 자유경쟁, 금전만능 시대에 자연스런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커다란 문화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풋과일처럼 신선하고 재미있는 저마다의 생각과 표현기법을 쏟아냄으로써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젊은 생각들을 지원하는 일은 곧 우리의 미래에 대한 투자이다.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는 그들의 생각과 작업을 귀하게 여기고 우리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와주며 애정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 정 집 대안공간 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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