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떡 해먹는 세상, 떡 해먹는 집안

우리 속담에 ‘떡 해먹는 세상, 떡 해먹는 집안’이라는 말이 있다. 궂은 일만 생기고 마음이 흐트러져 화합하지 못하는 집안(세상)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舊안기부 미림팀에서 불법 도청한 이른 바 ‘X파일사건’으로 연일 시끄럽다.

이 X파일사건은 YS정부에서 이루어진 대기업과 정치권을 대상으로 하는 비밀도청으로 불거져 모 시민단체에서 X파일의 정치인과 소위 떡값을 받았다는 공무원들을 고발하였다. 평소 불법도청을 없애라고 소리 지르던 일부 시민단체 사람들이 이번 불법도청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웬일인지 고발도 하지않고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더니 어느 날 김승규 국정원장이 “DJ정부에서도 불법도청이 이루어졌다”는 발표를 하자 어느 순간 화두는 DJ정부의 불법도청 쪽으로 옮겨갔다.

DJ가 분노하며 입원하자 돌연 여당정치권에서는 김 국정원장을 몰아세우는 모습이다. 여기에 모의원은 X파일에 등장하는 떡값받은 공무원들의 실명을 국회법사위원회에서 면책특권의 그늘에 의지하여서 공개하였다. 시민단체에서 고발한 것을 마치 확인사살이라도 하는 냥 공개하는 모습이 보도되고 있으나 역시 불법도청한 당사자들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다.

각자가 본질적인 부분인 불법도청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자기 입맛에 맞는 부분만을 찾아 10년 전의 사건을 재단하고 있다. 언제부터 정보기관의 불법도청에 대해 그렇게 너그러워졌는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말이 아니다. 금년 상반기 경쟁국인 중국(16%), 일본(14%), 미국(8.8%)이 고도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투자율이 감소(-2.8%)되었다고 한다. 금년 상반기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1만3천931건으로 작년보다 (1만2천317건) 증가하였다고 한다. 경쟁국들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답보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미 대부분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의 대상도 될 수 없는 불법도청사건에 빠져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100년 가까이 된 과거 일제시대의 반민족행위에 대한 진상규명을 한다고 한다. 이미 수십년 지나간 흘러간 시대의 반민주행위에 대해서도 조사할 모양이다.

우리도 이제는 미래를 내다보고 뛰어야 한다. 이제는 과거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이제는 “떡 해먹는 나라” “떡 해먹는 집안”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고 조 흥 국회의원(포천·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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