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물류허브의 길

중국 상해항은 올해 컨테이너 1,800만TEU를 처리할 것으로 전망돼 싱가포르항과 홍콩항을 바짝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양산심수항 1단계5선석이 개장할 경우 환적화물의 처리가 가능해져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급격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동북3성과 함께 북중국 청도·천진·대련항도 대대적인 항만개발이 이루어져 북미 및 유럽항로노선을 향한 직기항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제 인천항은 평택항과 역할을 분담하면서 이들 북중국항만과 가까운 입지를 활용하여 21세기 중국을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세계일주의 기간항로에 포함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또한 남북간 경제협력이 증대됨에 따라 북방교역의 중심이자 통일을 준비하는 전초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배는 화물을 찾아간다는 평범한 진리속에 중국에 비해 물동량증가, 항만개발의 규모와 속도에 열세를 면치 못하는 인천항이 동북아 물류허브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안이 있을까?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수도권 화물이 중국 대련항 등에서 환적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 어떠한 전략이 필요한가?

첫째, 다음 운항스케줄에 차질이 없도록 정시성이 확보되고 언제 어떠한 화물도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는 항만인프라와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둘째, 수도권에 제조업체의 이탈현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경쟁력이 떨어져 이탈이 불가피하다면 그 자리를 아파트나 공원으로 메우는 대신 좀 더 부가가치 있는 업종으로 전환하여 산업이 살아남아 기본적인 물동량이 발생되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경쟁항만에 비해 저렴한 비용은 물론 항만의 24시간 운영체제와 함께 생산성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첨단화해야 한다.

인천항 항만노무공급체제개편은 항만환경의 변화를 통해 중국항만과 대등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중국출장시 “한국이 부자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을 좋아한다”는 조선족 가이드의 말이 생각난다. 이 시대에 사는 노사, 국민과 정부는 전략적 사고로 부강한 조국을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 선진조국은 지혜로운 국민만이 향유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황 치 영 인천항만물류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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