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얽히고 설킨 세계경제

<사례1> 지난달 말 중국이 위안화의 대미달러 환율을 2.1% 절상하는 한편, 환율을 ‘달러화에 대하여 고정’하던 종전의 방식에서 ‘일정범위 안에서 통화바스켓에 대하여 그때그때 변동시키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 자국의 대규모 경상수지적자 원인을 위안화의 인위적인 저평가에서 찾고 있는 미국의 압력이 배경이었다.

이러한 위안화 조치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금융시장을 즉각 술렁이게 하였을 뿐 아니라 향후 국제원자재시장 및 상품교역시장에도 대단한 파장을 미칠 사건으로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몇 년 전 중국이 위안화를 달러에 고정하기로 하였을 때 누구도 신경 쓰지 않던 사실과 비교해 보면 급성장한 중국경제의 파워를 새삼 느끼게 되고 세계경제가 그간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왔는가를 깨닫게도 된다.

이번 위안화 조치를 보는 또 다른 시각이 흥미롭다. 변동환율제로의 이행으로 위안화 시세가 앞으로 크게 오르는 경우, 미국의 소비자와 정부는 중국이 미국 국채자산 매입을 통해 제공하던 값 싼 금융지원 혜택을 지금만큼 누리지 못하리라는 이코노미스트紙의 분석이 그것이다. 위안화 시세의 상승은 중국 경상수지의 악화를 가져오고, 이는 다시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규모 감축으로 이어져 미국금리의 상승을 초래하여, 결과적으로 미국경제의 활력이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례2> 지난주 초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기의 지나친 확장을 미리 막기 위해 페더럴 펀드금리를 3.25%에서 3.5%로 올렸다. 잠재능력을 넘어서는 경기확장은 물가상승을 초래할 뿐 아니라 성장 속도의 과도한 기복을 가져와 국민생활의 안정성이 위협될 수 있다는 정책 판단이었다. 페더럴 펀드금리의 인상 또는 인하조치는 과거에도 늘 있어왔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기관투자가들 사이의 ‘그들만의’ 관심사에 그쳤었다.

그러나 최근의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이번과 같이 미국금리의 조정이 전망되거나 조치가 실시되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은 외국인의 투자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며, 주택담보차입금을 안고 있는 가계는 내외금리 수준 차 변화가 가져올 국내금리의 변동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기업과 정책당국은 새로운 국제금리 여건 하에서의 세계경기와 국제금융시장의 향배를 분석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한다. 어느새 경제 세계화에 대한 의식이 우리 경제 내부 곳곳에 이만큼 깊게 자리 잡은 것이다.

/왕 용 기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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