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들의 애 안낳기가 심각하다. 이러한 저출산 현상은 향후 노동력 부족을 가져 올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우리사회의 커다란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그래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UNDP의 인간개발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능력개발 면에서는 남녀차이가 적은 편에 속하나 여성의 개발된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여성권한척도가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여성을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은 출산장려 못지않게 노동력 부족문제 해결에 묘수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일 수 있을 것인가? 우선 가정내에서 여성들이 맡아 온 자녀양육, 노인부양, 가사노동 등 돌봄노동을 그들이 일하는 시간동안 누가 담당할 것인가부터 해결해야 된다. 자녀양육의 문제는 지난 10여년간 정부의 보육정책 추진으로 어느 정도 제도화되었다고 보여지며, 노인부양의 문제는 고령화사회의 진입과 함께 공적 노인요양제도의 확대 등이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그런데 가사노동은 제도화하기도 어렵고 실제로 일하는 여성들의 가장 풀기 힘든 숙제중 하나이다. 출산과는 달리 가사노동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일은 여성전담 역할로 여겨진다. 최근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일하는 여성들은 주말에 쉬기는 커녕 밀린 가사일 때문에 더 피곤하다고 한다.
일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가사노동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족구성원 모두가 집안일을 분담하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문득 필자가 오래 전에 들었던 ‘청소를 통한 자녀교육론’ 강의가 생각난다. 강의 주제는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려면 어려서부터 자기방 청소를 스스로 하도록 교육하라는 내용인데, 아이의 자율성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질러 놓은 것은 자신이 치워야 한다는 책임감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정리정돈하는 습관 또한 길러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두 딸들에게 강의 내용을 실천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 자녀들에게 청소와 함께 먹을 것 또한 스스로 챙겨먹고 치울 수 있도록 습관화시켜 자율성을 길러준다면 성인이 되어 맞벌이 부부가 되었을 때 일과 가정의 양립은 사회제도적 보완과 함께 훨씬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박 숙 자 도가족여성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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