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히말라야 트레킹

경기일보에 히말라야 가셔브럼 등정에 대한 기사가 종종 소개되고 있다. 경기원정대가 히말라야를 등정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유난히 관심이 쏠린다.

보통 사람들이 히말라야에 가기가 쉽지 않지만 나의 경우 두 번이나 그곳에 갔었기 때문이다. 물론 높은 산을 등정한 것은 아니고, 2천~5천m 구간에서 트레킹을 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아직도 지난해 다녀온 쿰부히말라야 트레킹이 눈에 선하다. 경기문화재단이 지원한 예술인 세계문화체험 일환으로 ‘백두대간-히말라야 프로젝트’에 참여, 네팔의 쿰부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고 온 것이다. 참가자 대다수가 트레킹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가운데 홍콩을 거쳐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99년도에 이은 두번째 방문이라 낯이 익어서인지 모든 풍경이 정겨웠다.

트레킹에 앞서 며칠동안 관광도 하고 트레킹 준비도 하면서 보냈다. 트레킹은 고교리(5,483m)와 칼라파타르(5,545m)가 주목적지였다.

히말라야 동쪽에 위치한 쿰부히말라야는 산세가 거칠고 남성적인 면모를 지녔으며, 하늘을 찌르는 설산의 위용이 장관이다. 일반적으로 루크라(2,700m)에서 시작하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고봉들의 위용이 온몸을 전율시키고, 곳곳에 그들만의 터전이 우리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고소에 의한 불안과 추위, 피로, 소화불량 등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자연이 주는 산소를 호흡하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때로는 다리가 아프도록 걷고 또 걷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우리가 올라갈 때는 오르는 것에 정신이 없어서인지 일본인 단체 트레커들을 본 기억이 없는데 내려올 때는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가는 일본인 트레커들을 하루 2~3팀(한 팀이 20~30명)이나 만났다. 그들은 젊은이가 아닌 대부분 50대 이후로 보였다. 어떤 사람은 정말 걷기도 힘든 노인인데도 양손에 스틱을 잡고 휘청거리는 다리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험난한 산세를 자랑하는 히말라야에서 나이가 들었어도 무언가를 보고 느끼려는 그들에게서 부러움과 건강함을 볼 수 있었다. 과연 나도 10, 20년이 지난 후 다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수 있을 용기가 있을는지….

/김 정 집 대안공간 ‘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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