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러시아 푸틴대통령과 한국 외교

2000년 취임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빠른 시일 안에 강력하고, 경제적으로 발전되고,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가로의 발전”을 국정목표로 정했다. 특히 그는 2010년까지 러시아의 GDP를 배증시킨다는 목표하에 각종 정책을 강력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매년 경제성장률 7%를 지속시켰고,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제고, G8국가로 만들었다. 러시아는 작년에도 8%의 GDP성장률을 실현했으며, 외환보유고는 1,000억 달러에 달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분간 다민족사회의 국가통합성 유지 및 제반 정치·사회문제의 효율적 해결과 고도 경제성장을 통한 강대국 건설을 명분으로 ‘러시아식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 체제, 즉 관리 민주주의와 관리 시장경제 체제’를 유지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푸틴은 국내 에너지 산업의 국가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고유가를 외교무기와 지렛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즉 유럽국가, 미국 등과는 에너지 협력협정을 체결했으며, 시베리아 송유관을 놓고 대일, 대중, 대한 외교에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안보현안들, 북핵문제, 남북교류 및 협력,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등에 대한 정책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평화번영 정책은 물론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책과 거의 일치한다. 특히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유라시아에 걸쳐있는 영토의 광대성과 막강한 핵 무장, 한반도와 지리적 인접성 등은 러시아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 평화정착 및 통일과정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에서는 보편적 가치기준보다 개별적 가치가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흔히 “에따 러시아”라고 표현한다. “이게 러시아야”라는 뜻으로 러시아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만큼 러시아 외교, 안보정책에서 푸틴대통령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 정례화 실현은 ‘상호 신뢰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성숙시켜 한·러 관계를 한 차원 더 높게 끌어올릴 것이다.

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공동체 건설은 인접국이자 무진장한 천연자원 보유국인 러시아의 협력과 참여없이는 큰 실효를 거둘 수 없음을 감안, 대러 경제협력 외교를 강화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 9월과 올해 5월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 분야의 긴밀한 협력합의와 동시에 삼성과 LG의 에너지산업에 투자키로 한 것은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올해로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 121년. 이제 양국은 약속한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발전된 양국관계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

/홍 사 광 ㈔한국사회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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