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봉사활동

철도박물관에서는 크게 나누어 세 가지의 봉사활동이 진행된다.

첫째, 법의 판결에 따라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분들의 봉사활동, 둘째, 박물관 전문 안내(DOCENT) 자원봉사 활동, 셋째, 학생들의 정해진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한 봉사활동이 있다.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분들은 반드시 명령된 시간동안 봉사활동을 해야하므로 짧게는 며칠,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린다. 한마디로 말해 아주 좋은 제도라고 생각된다.

어떤 범법행위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자신의 과오를 봉사활동으로 사회에 갚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서 좋은 것 이라기보다는 대부분 사회봉사자가 봉사활동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해주는 마음이 고맙고 미덥다.

청소를 하다가 중국인 관람객 단체가 입장하는 것을 보고 중국어 통역을 자원하여 중국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대학생, 사회에서 페인트칠 전문이었다며 박물관의 퇴색된 곳들을 산뜻하게 칠해주던 분, 나이 육십이 되도록 남을 위해서는 처음 일을 해본다며 보람까지 느끼며 열심히 일하던 분들…. 박물관 직원들과도 오래된 동료들처럼 잘 어울린다.

자원봉사자 도슨트씨는 철도박물관의 경우 시간이 남는 사람들이 아니다. 자기 직장이 있고, 가정이 있는 분들이 주말이나 비번일 등 시간을 내어 경비를 써가며 약속한 시간에 어김없이 출근, 관람객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설명을 듣고 이해하거나 만족해 하는 관람객의 표정에서 보람을 찾고 자원봉사 기회제공을 고마워한다.

한국국제전시장에서 진행 중인 ‘세계박물관 문화박람회’의 철도박물관 부스 안내담당 도슨트씨는 차장승무를 마치고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자원봉사하는 철도공사 구로열차승무사무소의 차장들과 철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철도문화협력회 회원들이다. 매스컴에서는 사회가 불안하고, 이기적이고, 곧 무슨 일이 날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이분들을 보면 우리 사회는 나쁜 면 보다는 좋은 면이 더 많은 것 같다.

요즈음 학생들에게는 봉사활동의무가 주어진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목표시간 달성을 위해서 꽤나 애쓰는 모습들이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며 찾아온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보면 너무도 예뻐 보이고,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은 믿음직스럽기만 하다.

다만 일부 어른들로 인하여 봉사활동 본래의 취지가 왜곡될 때는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다. 다 큰 아들과 봉사활동을 함께 하겠다는 엄마의 과잉 사랑, 실제 시간보다 확인시간을 늘려달라는 비뚤어진 사랑 등은 오히려 자녀에게 피해를 주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봉사활동에는 항상 너그러운 마음도 함께 해야겠다.

/손 길 신 철도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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